“내란죄 현행범” 연예계, 尹 탄핵 표결 앞두고 ‘한목소리’

입력 : 2024.12.07 15:55
(왼쪽부터) 봉준호 감독, 손예진, 문소리. NEW,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왼쪽부터) 봉준호 감독, 손예진, 문소리. NEW,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연예계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결단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4일 많은 연예인이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소신 발언을 전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던 데 이어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영화감독과 영화배우, 학생 등 77개 단체 및 2518명은 7일 “‘내란죄 현행범’ 윤석열을 파면, 구속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해당 긴급 성명에는 감독 봉준호, 변영주, 양익준, 정지영, 장준환 등과 배우 강동원, 김고은, 문소리, 전지현, 손예진 등 유명 스타들도 참여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인문학적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아무리 영화적 상상력을 동원해도 망상에 그칠 법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 것”이라고 지적하며, “혼란한 상황을 극복하고, 추락한 대한민국의 위상을 극복할 수 있는 제1의 전제조건은 윤석열의 대통령 직무수행을 정지시키는 것이다. 탄핵이 가장 빠른 길이라면 탄핵을 선택해야 할 것이고, 그 이외에 파면시킬 방법이 있다면 가장 신속한 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5일에는 ‘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가 성명을 통해 윤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12.3 비상계엄 사태’는 전 국민에게 지울 수 없는 끔찍한 악몽이었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다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계엄군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곳은 대한민국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였다.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국회와 국민의 선거권을 짓밟은 쪽이 반국가세력이고, 체제전복세력”이라고 질타했다.

가수 이승윤(왼쪽)과 배우 이엘이 SNS에 비상계엄 사태를 지탄했다. 이승윤, 이엘 인스타그램 계정

가수 이승윤(왼쪽)과 배우 이엘이 SNS에 비상계엄 사태를 지탄했다. 이승윤, 이엘 인스타그램 계정

이외에 배우나 가수 개개인으로도 사태에 대한 규탄이 이어졌다.

가수 이승윤은 7일 “진짜 더 말을 얹지 않으려고 했는데 당위와 맥락, 오판과 오만에 대한 진솔한 설명 없이 ‘다신 안 하겠습니다. 심려 끼쳐 죄송합니다’로 끝낼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 그 책임을 반쪽만 일임하겠다는 태도가, 한 시민으로서 듣기에 거북하기 그지없는 담화문이었다”고, 윤 대통령의 추가 담화문에 대해 비판했다.

같은 날 가수 박혜경도 “대한민국은 국민이 빼앗겼을 때 되찾았고 쳐들어왔을 때 물리쳤고 쓰러질 때마다 일으켜 세우고 독재를 민주화로 재건시키며 나라가 어려울 때 금을 내고 어려울 때 문화와 스포츠로 세계에 이름을 드높였다”며 “(대한민국은)국민의힘 당의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곧 국민이다”라고 분노를 표했다.

배우 이엘은 지난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광화문에서 후암동까지 길목마다 다 쉰 목소리로 소리높여 외치는 사람들 위로 내리는 이 비는 우리들의 눈물인가 보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는 비상계엄 사태 후 광화문, 국회 등에서 국민의 시위가 진행된 모습을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6일에는 ‘성균관대학교 제57대 총학생회 연석중앙위원회’가 지난 4일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엘은 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 학사를 졸업했다.

가수 지드래곤이 비상계엄 선포를 간접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추측되는 하상욱 시인의 SNS 게시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하상욱 인스타그램 계정

가수 지드래곤이 비상계엄 선포를 간접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추측되는 하상욱 시인의 SNS 게시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하상욱 인스타그램 계정

래퍼 이센스도 5일 “나는 정치고 당이고 좌우고 하나도 모르는 멍청이인데, 갑자기 새벽에 계엄령을 내리고 국민한테 ‘처단’한다고 하는 사람이 우리나라 대통령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라며 “이렇게 계엄령 무효 안 되고 윤석열 대통령 맘대로 됐으면 우리 다 검열당하고 처단당했겠네요? 자고 일어나도 어안이 벙벙하네”라고 비상계엄 사태를 꼬집었다.

가수 지드래곤은 지난 4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비판하는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름으로써 간접적으로 의사를 전했다. 하상욱 시인은 SNS 계정에 ‘그냥 알아서 제발 꺼져라’라는 자신의 단편 시 ‘불 안끄고 침대 누움’을 올렸고, 이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간접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추측된다.

배우 고현정은 변영주 감독이 공유한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22학번의 성명문에 불꽃 모양의 이모티콘을 남겼다. 해당 성명문에는 “1997년, 최초의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해입니다. 사람으로 따지면 고작해야 올해로 스물여덟이 된다. 우리의 평화는 아직 청춘의 동년배다. 더는 어떤 또래의 죽음도 용인할 수 없다. 청춘을, 푸른 봄을, 서울의 봄을 다시 지켜주시기를 간곡히 호소한다”라는 호소가 담겼고, 고현정은 이에 촛불 시위를 뜻하는 이모티콘으로 힘을 더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표결을 하루 앞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민들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을 벌이고 있다. 권도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표결을 하루 앞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민들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을 벌이고 있다. 권도현 기자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10시 23분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국회는 4일 자정을 넘겨 본회의를 개의하고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재석 의원 190명 만장일치로 가결했고,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4시 27분 계엄령을 해제했다.

윤 대통령은 추가 대국민 담화를 발표, “법적·정치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 제2의 계엄 같은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혔으나, 민심은 완전히 돌아선 상황이다.

7일 국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되어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 6당 소속 의원 190명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 등 총 191명이 탄핵소추안을 발의했으며,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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