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권 가격을 크게 올린 상황에 대해 클럽은 부끄러워해야한다.”
80년 동안 웨스트햄 팬인 마이클이 클럽이 모든 할인 티켓을 유지할 것을 요구하는 청원에 2만번째로 서명하면서 가디언에 한 말이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7일 “축구 팬들이 ‘말도 안 되는’ 티켓 가격 인상에 맞서고 있다”며 “티켓 가격은 팬들이 적대적으로 느껴지는 수준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토트넘 팬들도 비슷한 충격을 겪고 있다. 토트넘은 ‘Save our seniors(우리 시니어들을 구하라)’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티켓 가격 인하를 요구했다.이달 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은 할인 삭감과 가격 인상에 항의하며 거리로 나섰다. 한 배너에는 “노령연금 수급자와 주니어에게 66파운드(약 12만원)를 부과한다. 충성심을 착취하지 말라”고 쓰여 있었다. 가디언은 “프리미어리그가 세계에서 가장 큰 축구 리그로서 지위를 굳히며 엄청난 TV 중계권을 차지하고 있다”며 “무의미한 구두쇠 정책들이 팬들의 불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웨스트햄 팬 자문위원인 앤디 페인은 “우리와 토트넘 모두 이 할인 문제를 겪으면서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서포터즈 트러스트(MUST)는 지난 주말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에버턴 팬들과 함께 시위 연합을 결성했다. MUST 관계자는 “잉글랜드 축구의 생명줄인 치열한 라이벌 관계에도 불구하고, 모든 팬들이 단결해야 하는 문제가 바로 이것”이라며 “우리는 모두 구단주들이 팬들의 가치를 ‘상품’의 전체적인 가치로 인식하지 못하고 충성심을 착취하려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프리미어리그 시즌권 가격은 지난 여름 평균 6.7% 상승했다. 가디언은 “이전에도 가격 인상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가격 인상 자체는 고통스럽지만 익숙한 일”이라면서도 “그런데 올해는 그 고통이 노년층, 어린이, 장애인을 돕기 위해 전통적으로 낮은 비율로 고정된 할인 티켓까지 확장됐다”고 전했다. 페인은 “구단이 노인, 어린이, 장애인들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결정했을 때 캠페인이 시작됐다”며 “구단은 충성도 높은 노년층을 관리하고 젊은 세대 충성을 장려하며, 장애인들을 문명적이고 합리적으로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페인은 “팬들의 도전은 사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며 “고무적인 것은 참여하는 사람들의 연령층이 점점 젊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단순히 검은색 옷을 입고 화를 내는 남자들만이 아니다”라며 “이는 사회 전체에 걸쳐 완전히 퍼져 있다”고 주장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난달 중간 시즌에 할인 종료와 티켓 가격 인상을 갑작스럽게 발표했다. 물론 단순히 수지를 맞추기 위한 문제라고 선은 그었다. 맨유는 최근 1억 1320만 파운드(약 2054억원) 연간 손실이 발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