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번홀 버디 이후 17번홀에서 59타를 의식했나요?”
“마지막 두 홀이 어려워 그런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어요.”
김주형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주최하는 히어로 월드 챌린지(총상금 500만달러) 3라운드에서 10언더파를 몰아치고 전날 공동 10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16번홀까지 11타를 줄여 ‘꿈의 59타’를 기대하게 했지만 17번홀(파3)에서 더블보기를 범한게 아쉬웠다.
김주형은 8일 바하마 낫소의 올버니GC(파72·7449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12개, 더블보기 1개로 10언더파 62타를 치고 합계 15언더파 201타를 기록, 선두 저스틴 토머스(17언더파 199타·미국)에 2타 뒤진 3위에 자리잡았다.
이 대회는 PGA투어의 비공식대회로 타이거 우즈 재단이 초청하는 상위 20명만 출전해 나흘간 컷탈락 없이 겨루는 대회다. 우승하면 PGA투어의 공식 승수에는 추가되지 않지만 상금 100만 달러를 거머쥐고, 세계랭킹 포인트도 받게 된다. 지난해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PGA투어 3승을 거둔 이후 우승하지 못한 김주형에겐 2025시즌 도약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김주형은 1번홀부터 4연속 버디를 잡고 7, 9번홀에서 1타씩 줄여 전반에만 6언더파를 쳤다. 9번~11번홀 3연속 버디에 이어 14번~16번홀 두 번째 3연속 버디를 더한 김주형은 이때까지 11언더파로 토머스와 공동선두를 이뤄, 꿈의 기록인 59타까지 기대하게 했으나 17번홀에서 티샷을 그린 왼쪽 벙커에 보낸 뒤 더블보기를 범해 뒤로 물러섰다. 김주형은 18번홀(파4)에서 약 13m 거리의 그린 사이드 벙커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고 버디로 기분좋게 마무리 했다.
김주형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오늘 스마트한 플레이를 많이 했고, 특히 칩샷과 퍼트가 잘 됐다. 몇 번의 긴 퍼트를 성공하며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중요한 파 세이브도 몇 번 있었고, 특히 8번과 9번홀에서 결정적인 순간이 있었다”고 밝혔다. “17번홀 벙커샷은 왼발이 경사 위에 있었고, 모래가 많아 어려웠다”며 “경험 부족으로 목표 설정에 실수가 있었는데, 다음에는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꿈의 59타 기록을 의식했는지 여부의 질문에는 “17번과 18번홀은 맞바람 속에 치는 어려운 홀이라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프 시즌에 퍼트를 개선하기 위해 집중했고 퍼트 코치에게 조언을 받았다는 김주형은 “마지막날 토머스, 셰플러와 선수와의 경쟁은 의식하지 않고 스스로의 게임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토머스는 이날 6언더파를 치고 전날 공동 2위에서 선두로 올라섰다. 올 시즌 7승과 올림픽 금메달을 딴 세계 1위 셰플러는 3타를 줄였으나 선두를 내주고 1타차 2위로 내려앉았다.
최종라운드에서는 토머스와 셰플러가 한 조에서 겨루고 김주형은 4위 키건 브래들리(13언더파 203타)와 함께 한다.
2022년 PGA 챔피언십(6월) 이후 2년 반 동안 우승하지 못한 토머스도 이번 대회를 계기로 반등을 꿈꾼다. 평소보다 긴 46인치 드라이버를 들고 경기중인 토머스는 “마지막까지 좋은 결과로 타이거 우즈가 수여하는 상을 받고 싶다”며 “이전에 몇번 기회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꼭 이루고 싶은 목표”라고 밝혔다.
임성재는 이븐파 72타를 치고 합계 7언더파 209타를 기록, 전날보다 3계단 내린 공동 8위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