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죄 현행범’ 윤석열을 파면, 구속하라!”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대한민국 영화인 2518명이 다함께 목소리를 냈다. 배우 고아성은 ‘한국을 구해야 해서’라는 코멘트와 함께 올린 사진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요구 촛불집회에 참석을 인증했고, 이엘 역시 집회 현장으로 걸어가는 사진을 올려 자신의 뜻을 내비쳤다. 이뿐만 아니다. K팝 스타들까지 팔 걷어부치고 동참했다. “연예인이니까 목소리 내는 거지”라고 집회를 공개 지지한 이채연부터 스테이씨, 루셈블 올리비아 혜, 샤이니 온유 등이 집회에 나서는 시민들을 독려했다.
■영화계 “尹의 계엄은 내란죄, 파면·구속하라!”
7일 영화프로듀서조합(PGK), 영화감독조합(DGK), 영화마케팅사협회(KFMA), 여성영화인모임, 여성영화인협회 등을 비롯한 77개 단체, 김윤진, 김혜수, 문소리, 정성일, 고민시 등을 포함한 2518명은 위법하게 벌어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규탄했다.
영화인들은 “‘제정신인가?’, ‘미친 거 아닌가?’ 비상계엄 선포를 목도한 대다수 국민의 첫 반응은 그랬다. 영화인들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아무리 영화적 상상력을 동원해도 망상에 그칠 법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 것”이라고 계엄 사태를 규정하며 “‘대한민국의 존립에 가장 위험한 존재는 윤석열이며, 대통령이라는 직무에서 내려오게 하는 것이 민주공화국을 지키기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장과 표현의 자유가 문화예술분야 성장의 가장 큰 밑거름임을 지적했던 해외의 언론은 대한민국의 이미지 추락과 방문객 감소를 예측하며 연일 보도하고 있다”며 “‘미복귀전공의를 처단’하겠다는 계엄사령부의 조치에 더해 영화인들을 분노케 만드는 것은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는 계엄사령부 포고령의 3항을 비롯한 국민기본권의 제한이었다. 다시 말해 윤석열은 오밤중에 ‘위헌적인 블랙리스트를 전면적으로 실행’해 버린 것이다”고 분노했다.
또한 “작금의 혼란한 상황을 극복하고, 추락한 대한민국의 위상을 극복할 수 있는 제1의 전제조건은 윤석열의 대통령 직무수행을 정지시키는 것”이라며 탄핵을 포함한 윤 대통령을 파면시킬 수 있는 가장 신속한 방법이 실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제 대한민국의 영화인들에게 윤석열은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다. 내란죄의 현행범일 뿐이다. 신속하게 윤석열의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키고, 파면·구속하라!”라고 강조했다.
■고아성·고민시부터 이승환·샤이니 온유·이채연까지 “연예인이니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SNS나 팬들과 소통 플랫폼으로 이번 사안에 대해 개인적으로 목소리 내는 스타들도 늘어나고 있다.
고민시는 7일 SNS에 ‘3시’라는 글과 함께 촛불 모양의 이모티콘을 올렸다. 이날 오후 3시 열렸던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 대통령의 탄핵의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에 참석을 독려한 것. 특히 그는 과거 5.18 민주항쟁을 다룬 KBS2 ‘오월의 청춘’ 여주인공으로 출연한 것이 재조명되며 많은 이의 지지를 받았다.
고아성 역시 이날 차 안에서 촬영한 여의도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하며, “한국이 싫어서 X, 한국을 구해야해서 O”라는 글을 게재했다. ‘한국이 싫어서’는 장강명 작가의 소설로, 고아성은 해당 소설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해 호평을 얻었다. 또한 이날 촛불 집회에 참여를 암시하기도 했다.
고현정은 변영주 감독이 공유한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22학번의 시국성명문에 불꽃 모양의 이모티콘을 남겼고, 남윤수, 이엘 등도 촛불집회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가수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승환은 윤석열 탄핵소추안 부결을 위해 ‘불참’이라는 집단행동에 나선 국민의힘 의원들의 행태에 분개, 7일 오후 SNS에 글을 올렸다. 그는 “국민의힘 의원 나리님들, 내란이 공범임을 자처하시는 모습 잘 보았습니다. 좋으시죠? 대통령 탄핵을 원하는 80% 가까운 민주 시민들의 뜻을 단박에 저버릴 수 있는 자신들의 권능이 자랑스럽고 뿌듯하시죠? 역사의 죄인 따위 두렵지 않고 현생의 권세가 더 중요한 분들이신 데다 사람이 죽어 나가고 민생이 도탄에 빠져도 ‘니들이 어쩔 건데’라고 생각하실 것만 같은 분들이시니 어련하시겠어요”라고 국민의힘 의원들을 비판하며 “늦었지만 맛있는 것 많이 드시고 양치 잘하시고 발 닦고 편히 주무세요. 우리 대한민국의 민주 시민들은 밤을 새우고 또 새워서 여명이 트는 아침을 기필코 보고 잘게요”라고 탄핵 의지를 강조했다.
그룹 아이즈원 출신 이채연은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촛불 집회를 독려하다가 “정치 얘기할 위치가 아니라고? 국민으로서 시민으로서 알아서 할 게. 언급도 내가 알아서 할 게. 연예인이니까 목소리 내는 거지”라고 답해 박수를 받았다. 그는 “아이돌이니까 이런 말 하는 거 걱정하는 거 너무나 잘 알고 있어 그렇지만 나도 국민”이라며 “걱정은 정말 고마워 우리 더 나은 세상에서 살자 그런 세상에서 우리 맘껏 사랑하자”라고 전했다.
올리비아 혜도 “오늘 여의도 가는 크루들 정말 멋지고 대단하고 고맙고 여건이 안 돼서 멀리서 소리 내는 크루들도 멋져. 추운데 조심히 잘 다녀와. 누군가는 내가 의견을 밝히는 게 불편할 수 있겠지만 아이돌이기 전에 국민이기 때문에 난 이게 바르다고 생각해. 힘내자!”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샤이니 멤버 온유 역시 팬 커뮤니티에 “너무 춥지 않게 따뜻하게 입고 핫팩도 챙기고 장갑 끼고 따뜻한 물 마시고 배 안 고프게 몸 잘 챙겨야 해. 알겠지?”라며 집회에 나서는 팬들을 걱정했다.
한편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상정됐지만,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표결이 무산됐다. 재적 의원 300명 중 195명만 표결에 참여했기 때문. 탄핵안은 재적 의원 300명 중 3분의 2인 200명이 찬성해야 가결되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 의원 192명과 국민의힘 안철수, 김상욱, 김예지 의원 등 195명만 참석해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투표가 성립되지 않아 개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탄핵안은 자동 폐기됐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부결 당론’을 확정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에 참석한 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 전 단체 퇴장하면서 탄핵안은 표결에 부쳐지기도 전에 부결이 확실시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이뤄진 대국민담화에서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저의 임기를 포함하여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습니다. 향후 국정 운영은 우리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나가겠습니다”라고 해 ‘국민의힘’과 손잡고 탄핵소추안을 부결시킬 거란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그리고 현실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