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승패가 모든 것을 결정짓는 무대에선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할 때가 있다. 이 분위기 하나에 실력차에 상관없이 흐름이 넘어간다.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 현대와 서울 이랜드FC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은 뚜껑을 열기 전부터 한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지난 1일 1차전에서 2-1로 승리한 전북이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는 것과 달리 1골차를 뒤집어야 하는 이랜드는 담대한 도전을 즐기고 있다.
전북과 이랜드의 상반된 분위기는 양 팀의 사령탑의 표정과 발언에서도 잘 느껴진다. 최근 위염으로 입원했던 김두현 전북 감독은 2차전을 치르기도 전에 해탈한 느낌이다.
김두현 감독은 “오늘 경기는 내년 우리가 좋은 성과를 내려면 (끼워야 하는) 첫 단추”라면서 “남들보다 늦게까지 경기를 치르지만, 반대로보면 빨리 시작했다고 볼 수도 있다. 선수들에게 이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받는 자리가 아니란 것을 알기에 이제 초연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김도균 이랜드 감독은 도전자라는 위치를 강조했다. 지난해 수원FC에서 1부 잔류가 걸린 이 무대에서 간신히 살아남았던 그는 “설레임 반, 부담 반”이라면서 “1차전에서 패배했지만 우리 선수들이 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 2차전에서 얼마나 좋은 경기를 보여줄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1차전 스코어를 안고 시작하는 2차전에선 전북이 1골 앞서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두현 감독은 “주변에선 우리가 유리하다고 이야기하지만, 독이 될 수 있다. 우리가 하는 축구를 해야 한다”고 냉정하게 짚었다.
김도균 감독은 “전반에는 그 1골을 빨리 따라가는 걸 원한다”면서 “실력을 따진다면 우리가 밀린다는 걸 잘 안다. 선수들에게도 한 발이 아니라 두 발, 세 발을 더 뛰는 축구를 보여달라고 부탁했다. 이 자리까지 와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