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2부행은 없다, 문선민 결승골로 1부 잔류

입력 : 2024.12.08 16:43 수정 : 2024.12.08 17:03
문선민 |  프로축구연맹 제공

문선민 | 프로축구연맹 제공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의 별칭)이 상상도 못했던 K리그2(2부) 강등 걱정에 고요했던 후반전 막바지. 전광판이 멈춘 시점에서 터진 짜릿한 역전 결승골이 열기를 되살렸다. 전북이 자랑하는 해결사 문선민이 수비수와 골키퍼를 동시에 속이는 접기와 함께 때린 슛이 만들어낸 명장면이었다.

전북이 안방에서 짜릿한 무승부로 극적인 1부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전북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티아고와 문선민의 연속골에 힘입어 서울 이랜드FC를 2-1로 눌렀다. 지난 1일 1차전에서 2-1로 승리했던 전북은 2차전까지 합계 스코어 4-2로 내년 K리그1(1부) 참가 자격을 당당히 지켰다.

김두현 전북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주변에선 우리가 유리하다고 이야기하는 게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전북이 상대보다 1골 앞선 것은 분명하지만 긴장을 풀면 2부로 밀려날 수 있다는 얘기였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전북이 줄기찬 공세를 펼치고도 한 수 아래인 이랜드를 상대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전반 34분 송민규가 페널티지역에서 날린 슛이 골대를 때린 게 득점에 가장 가까운 장면이었다.

오히려 전북은 이랜드에게 선제골을 빼앗겼다. 전북은 전반 45분 몬타뇨가 올린 크로스에 달려든 브루노 실바의 헤더를 막지 못했다. 1~2차전 합계 스코어가 2-2 동점이 됐을 뿐만 아니라 흐름까지 이랜드로 넘겨줬다. 전주성을 찾은 관중(2만 3772명)의 대부분이 침묵한 사이 원정에 나선 이랜드 팬들도 1300여명의 환호성만 울려 퍼졌다.

전북은 하프 타임 전열을 다듬을 시간이 있는 게 다행이었다. “닥치고 공격”을 외치는 팬들의 요구대로 거센 공세를 펼친 게 후반 5분 동점골로 이어졌다. 전북 골잡이 티아고가 김진규의 크로스를 방향만 바꾸는 절묘한 헤더로 이랜드의 골망을 흔들었다. 티아고는 1차전에서도 선제골을 터뜨렸다는 점에서 플레이오프의 사나이가 됐다.

예상치 못한 변수도 있었다. 후반 42분 전북 수비수 김태환과 이랜드 공격수 이준석이 서로 머리를 부딪치는 신경전을 벌이면서 동반 퇴장했다. 전북은 10명과 10명이 싸우는 변수에서 꼭 필요했던 쐐기골을 만들어냈다. 교체 투입된 문선민이 역습 찬스에서 전진우가 내준 패스를 잡아챈 뒤 절묘한 마무리로 2024년 한국 프로축구의 마지막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다만 전북은 가까스로 1부 잔류에 성공했다고 웃을 수는 없는 처지다. K리그1 최다 우승(9회)을 자랑하는 전북은 올해 끝없는 부진에 빠지더니 10위로 추락해 창단 첫 승강 플레이오프를 경험했다. 지난해 기준 선수 연봉으로 1~2부를 합쳐 최다인 200억원 가까이 쓴 전북으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다. 김두현 감독은 “밖으로는 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감독으로 첫 해 팬들이 바라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전북의 숙제는 이제 2025년 옛 면모를 되찾는 것이다. 2022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살아남았던 수원 삼성이 이듬해 2부로 추락했다는 점에서 전북 역시 올겨울 뼈를 깎는 변화가 필요하다. 김두현 감독은 “분명히 올해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우승을 경쟁하는 팀으로 바꿀 자신이 있다”면서 “팬들이 원하는 공격적인 축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든 것들이 바꿔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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