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죠.”
프로축구 전북 현대 김두현 감독이 혹독했던 감독 첫 해를 돌아보며 변화를 다짐했다.
전북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티아고와 문선민의 연속골에 힘입어 서울 이랜드FC를 2-1로 눌렀다. 지난 1일 1차전 2-1 승리에 이어 1~2차전 합계 4-2로 앞선 전북은 1부 잔류에 성공했다.
그러나 전북이 1부 잔류에 만족하기에는 팬들의 기대치가 남다른 구단이다. K리그1 최다 우승(9회)을 자랑하는 전북은 지난해 기준 선수 연봉 총액이 1~2부를 합쳐 약 200억원, 가장 몸값 비싼 구단이다. 그런데 올해는 끝없는 부진에 빠지더니 10위로 추락해 창단 첫 승강 플레이오프를 경험했다. 전북의 정규리그 순위는 18년 전인 2006년(11위) 다음으로 낮은 순위다.
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힘든 상황의 팀에 처음 감독으로 부임했다. 감독이라는 직업에 대해 여러 생각을 했다”면서 “팬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이 죄송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감독은 올해 단 페트레스쿠 감독의 사퇴로 지휘봉을 잡은 초보 지도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기대치는 높았다.
그는 김상식 전 감독이 물러난 지난해 5월 전북의 임시 감독으로 나서 8경기에서 5승 2무 1패로 순항한 이력이 있다. 당시 전북은 12골을 넣는 동안 4골만 허용할 정도로 짜임새가 훌륭했다. 올해도 같은 활약상이 기대됐으나 부응하지는 못했다.
김 감독은 “깊은 얘기까지는 하기 어렵지만, (당시와 지금은) 선수 구성도 다르고, 또 그 안에서 여러 힘든 부분이 있었다”면서 “하나씩 틀을 잡고 변화를 주려고 했다. 하나씩 만들어가려고 했다”면서 “한 번 분위기가 깨진 상황에서 바로잡는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 선수도, 전반적인 시스템도 정립이 됐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이 내년에도 전북을 이끌지는 미지수다. 그는 거취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말을 아꼈다. 다른 질문과 엮어서 한 거취 관련 첫 질문에는 아예 대답하지 않았고, 두 번째 질문에는 “여기서 말씀드릴 부분이 없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 전북을 이끈다면 올해와는 다른 축구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게 그의 다짐이다.
김 감독은 “(내년엔) 당연히 우승 경쟁해야 한다 그런 팀으로 변해야 한다”면서 “내년엔 분명히 올해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팬들이 원하는 공격적인 축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도균 서울 이랜드FC 감독은 “승격에 실패했지만, 저도, 이 팀도, 선수들도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이런 경험이 어쨌든 우리 선수들한테 굉장히 큰 자산이 될 거라고 믿는다. 서재민, 백지웅, 변경준 등 젊은 선수들이 성장한 점은 긍정적이다. 내년에 더 나은 활약을 펼칠 거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