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을 넘지 못한 한국, 희망은 있었다

입력 : 2024.12.09 12:29 수정 : 2024.12.09 14:36
혼성 팀 월드컵 준우승에 기뻐하는 선수들 | ITTF 제공

혼성 팀 월드컵 준우승에 기뻐하는 선수들 | ITTF 제공

한국 탁구가 정상을 밟으려면 만리장성을 무너뜨려야 한다. 세계 최강의 선수들이 즐비한 중국은 여전히 굳건한 장벽이지만, 넘지 못할 상대는 아니다. 2년 연속 준우승으로 마감한 혼성 팀 월드컵은 그 희망을 확인한 무대였다.

한국은 지난 8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막을 내린 ITTF 혼성 팀 월드컵 결승에서 중국에 1-8로 졌다. 첫 대회였던 지난해 중국을 만나 아깝게 준우승에 그쳤던 역사가 올해도 반복됐다.

세계 무대를 호령하고 있는 최고의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한 중국은 이번 대회 본선에서 압도적인 저력을 자랑하고 있다. 각 매치의 게임 접수 합계로 먼저 8점이 따내는 팀이 승리하는 이 대회 본선부터 결승까지 64점을 쌓는 동안 단 9점만 내준 것이다.

오준성 | ITTF 제공

오준성 | ITTF 제공

그나마 한국이 중국과 본선 첫 대결에서 4점, 그리고 결승에서 1점을 따내면서 중국을 위협할 수 있는 도전자 입지를 재확인했다. 한국은 본선 7경기(6승1패·2위)와 4강 그리고 결승까지 토너먼트까지 총 9경기에서 중국을 상대로만 두 차례 패배했을 뿐 나머지 경기에선 모두 승리했다.

남녀 선수들이 한 단체전에서 혼합복식과 남녀복식, 복식 등 모든 종목을 치르는 새로운 형태에서 잘 적응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금메달), 올해 파리 올림픽 혼합 복식(동메달) 등에서 모두 성과를 일궜던 신유빈(대한항공)을 중심으로 대회를 풀어갔지만, 나머지 선수들도 진가를 발휘했기에 가능했다.

김나영 | ITTF 제공

김나영 | ITTF 제공

특히 10대인 오준성(미래에셋증권)과 김나영(포스코인터내셔널)이 자신보다 강한 선수들을 상대로 선전한 것이 반갑다. 오준성은 중국과 본선 맞대결 남자 단식에서 세계랭킹 1위인 왕추친을 상대로 0-3으로 졌지만 첫 게임과 3번째 게임에서 듀스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면서 주목받았다. 오준성은 10월 아시아선수권대회 8강에서 왕추친을 3-1로 꺾으며 동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파리 올림픽 훈련 파트너로 참가했던 김나영도 세계랭킹 1위인 중국의 쑨잉사를 상대로 1-2로 졌지만 첫 게임 듀스 접전을 12-10으로 승리해 기대감을 높였다. 한국 탁구는 최근 이태성 신임 회장이 취임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4년 뒤인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선 파리를 뛰어넘는 성과에 도전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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