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민주주의 어디 가고 “왜 목소리 안 내요?” 들쑤셔지는 연예계

입력 : 2024.12.0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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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4.12.7 이준헌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4.12.7 이준헌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여파가 여러 모로 연예계를 흔들고 있다.

지난 3일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 다음 날 이를 해제한 후 윤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집회가 이어지는 등 정국이 혼란해졌다.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두고 국회의 표결이 이뤄졌으나, 정족수 미달로 뚜껑을 열지도 못하고 폐기되면서 국민의 분노는 치솟은 상황이다.

이에 3000명이 넘는 영화인이 참여한 긴급 성명서가 발표되는가 하면, 가수 이승환, 배우 신소율, 이천희 방송인 레이디 제인 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고, 배우 이엘, 고아성, 정찬 등은 직접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 집회에 참여함을 알리기도 했다. 방송가도 줄 결방을 알리며 빨간불을 켠 상황이다.

이렇듯 상황에 응원이 이어진 한편, 스타들이 관련 상황에 대해 발언하는 것을 우려하거나 발언하도록 압박하는 상황도 이어지고 있어 시선을 모았다. 적극적인 행동이나 발언을 하는 것 혹은 하지 않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시국이 어지러운 만큼 유명인들의 입에 시선이 쏠리며 이들을 발언이나 반응은 온라인을 통해 퍼져 이슈가 됐다.

이채연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 집회 관련 소신 발언을 전한 팬 플랫폼 화면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이채연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 집회 관련 소신 발언을 전한 팬 플랫폼 화면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이채연은 지난 7일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정치 얘기할 위치가 아니라고? 정치 얘기할 수 있는 위치는 어떤 위치인데? 국민으로서, 시민으로서 알아서 언급도 알아서 할게. 연예인이니까 목소리 내는 것”이라며 소신 발언을 전했다.

이는 탄핵 촉구 촛불 집회에 대한 발언을 지양하길 바라는 팬의 우려에 대한 답변으로 보인다. 이채연은 “걱정은 정말 고마워. 우리 더 나은 세상에서 살자. 그런 세상에서 맘껏 사랑하자”며 뜻을 굽히지 않았고, 이는 곳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반대로 현 상황에 대한 무반응을 비난하는 경우도 생겼다.

차은우는 지난 7일 오후 8시쯤 SNS에 게재한 잡지 화보 사진으로 인해 비난 세례를 받았다. 당시는 탄핵 소추안 표결이 진행되던 시간으로, 해당 게시글에는 ‘이 시국에 제정신이냐’ ‘이거 올릴 시간에 집회나 가라’ ‘눈치 챙겨라’ ‘지금이 사진 올릴 상황이냐’ 등의 비난 댓글이 쏟아졌다.

차은우가 지난 7일  탄핵 소추안 표결 진행시 SNS에 화보를 올려 논란이 됐다. 차은우 인스타그램 계정

차은우가 지난 7일 탄핵 소추안 표결 진행시 SNS에 화보를 올려 논란이 됐다. 차은우 인스타그램 계정

임영웅과 네티즌 A가 대화를 나눈 SNS 메시지도 논란을 불러왔다. A는 임영웅이 SNS에 반려견의 생일을 축하하는 글과 사진을 올린 것에 대해 ‘이 시국에 뭐하냐’는 메시지를 보냈고, 임영웅은 ‘뭐요’라고 대응했다.

이어 A가 ‘위헌으로 계엄령 내린 대통령 탄핵안을 두고 온 국민이 모여있는데 목소리 내주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 정말 무신경하다. 과거 계엄령 겪은 나이대 분들이 당신 주 소비층 아니냐’고 하자, 임영웅은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고 답변했다.

A는 해당 메시지를 캡처해 온라인상에 공개했고, ‘비상계엄은 그저 정치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색을 드러내라는 게 아닌데 상식이 부족하다’ ‘본인도 국민 아닌가’라는 비난이 이어졌다.

탄핵 정국에서 배우 임영웅과 나눴다는 DM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탄핵 정국에서 배우 임영웅과 나눴다는 DM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평소 임영웅이 쌓아온 이미지와 전혀 다른 차가운 반응에 ‘가짜 뉴스’설이 나오기도 했으나, 임영웅의 소속사 측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해당 내용은 기정사실로 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게시물들이 캡처돼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네티즌들 사이 공방으로 발전하고 있다. 묵묵히 일할 뿐인 연예인들의 SNS에 찾아가, 그들의 행보를 비난하거나 목소리를 낼 것을 간접적으로 압박하는 것은 도리어 자유를 억압하는 행위라는 목소리도 높다.

푸드칼럼니스트 황교익 역시 임영웅 메시지 논란과 관련해 “정치인만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 추운 날에 광장에 나와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시민들에게 ‘당신들은 정치인도 아니잖아요’ 하고 모욕하는 말로 들릴 수 있다”면서도,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지 않는 사람에게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바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민주공화국의 국민으로 살아가려면 서로 그 정도 예의는 지켜야 한다”고 뒤틀린 시민 의식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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