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용으로 아주 좋은 응원봉입니다”
촛불 대신 응원봉이 여의도에 모였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종이컵을 끼운 촛불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에는 청년세대의 적극적인 시위 참여에 따라 진풍경이 펼쳐졌다. 2030세대는 촛불대신 아이돌 그룹 상징 도구인 응원봉을 들고 거리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국회에서 무산된 지난 7일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아이돌 응원봉 거래가 더욱 활발해졌다. 지난 7일과 8일 사이에는 X(구 트위터)에서 ‘아이돌 응원봉’이 실시간 트렌드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여러 K팝 그룹의 응원봉 중에서 그룹 NCT의 응원봉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믐뭔봄’이라 불리는 이 응원봉은 정육면체 모양으로 ‘탄핵’이라는 문구를 붙이기에 좋다. 팬들은 응원봉 크기에 맞는 인쇄 파일을 공유하며 시위템(시위+아이템)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게다가 거리에 나온 해당 응원봉은 발광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눈에 보이기도 쉽다. 이에 주목한 한 누리꾼은 “시위하는데 눈이 부시더라. (응원봉에) 문구를 붙이는 게 사실 부러웠다”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엔시티 응원봉에 ‘탄핵’이라는 글자를 붙인 게 레벨이 다르다”며 감탄했다.
이처럼 NCT 응원봉을 비롯한 시위 아이템이 대세가 되면서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의 응원봉 거래도 활발해졌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많은 응원봉 양도 글에는 ‘양도 완료’라는 새로운 답글이 달려 있으며, 양도를 하는 글 역시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또한 ‘시위를 위함이라면 배송비만 받고 응원봉을 빌려주겠다’는 글과 ‘시위 용도로 응원봉 단기 대여를 해주겠다’ 글 역시 눈길을 끌었다.
한편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열린 지난 주말의 여의도 집회에는 경찰 추산 16만 명, 신고 인원 21만 명에 달하는 구름 인파가 운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