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CC 최준용이 홈에서 친정팀 서울 SK의 독주를 끊어냈다.
KCC는 10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80-74로 이겼다. 최준용이 KCC 득점의 절반 이상인 42득점을 책임졌다. 최준용의 득점 커리어하이 기록이다. 그는 리바운드 14개, 어시스트 3개, 스틸 2개로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전창진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상대 팀에 제대로 맞서 본 경기는 이번 시즌 중 오늘이 처음이다”라며 “지난 경기 패의 아픔을 씻으려고 다들 열심히 해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준용은 “오늘 경기 전 전창진 감독님이 ‘30분 이상 뛰어줄 수 있냐, 네가 적극적으로 공격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셔서 동기부여가 됐다”라고 말했다. 줄곧 골 밑 싸움에서 약세였던 KCC는 이날 41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SK(39개)를 눌렀다. SK의 주특기인 속공엔 속공으로 맞섰다. 스틸 개수는 KCC가 9개, SK가 11개였다.
이날 경기는 최준용의 독무대나 다름없었다. 그동안 부상과 빡빡한 경기 일정을 고려해 체력 안배를 했던 최준용은 이날 경기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오재현의 밀착 수비도 최준용의 외곽포로 마무리되는 투맨 게임에 맥을 못 췄다. 최준용은 1쿼터에만 17득점을 퍼부었다.
KCC는 2쿼터에도 최준용을 중심으로 한 빠른 플레이를 이어갔다. 점수 차가 벌어지자 SK는 오세근을 투입해 골 밑 싸움에 무게를 더했다. 오세근과 자밀 워니가 연속 득점하며 SK가 39-43까지 따라잡은 채 전반전이 끝났다.
SK는 3쿼터 초반 동점을 만들 기회를 여러 번 놓쳤다. 외곽슛에 실패하고 스틸 돌파 후에도 공을 흘리며 공격권을 빼앗겼다. SK의 주특기인 속공이 좀처럼 먹히지 않았다. SK는 일찍이 팀 파울에 걸려 KCC에 자유투 기회까지 내어줬다. 최준용은 날개를 단 듯 코트를 활보했다. 버저비터 3점 슛에 이어 속공 득점까지 더했다.
KCC는 아슬아슬한 격차로 앞서갔다. 오재현이 스틸 후 단독 속공으로 동점 기회를 잡았으나 허웅의 수비에 막혔다. 최준용은 4쿼터에도 펄펄 날았다. 리바운드부터 속공, 외곽포, 골 밑 득점까지 전방위로 활약하면서도 지친 기색이 없었다. 최준용이 뛰면 리바운드였고 던지면 골이었다. 최준용은 한쪽 신발이 벗겨지는데도 중심을 잃지 않고 슛을 성공시켰다.
피날레도 최준용의 차지였다. 최준용은 자신 있는 덩크로 KCC의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KCC는 홈에서 승전고를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