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고양 소노의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래 곪은 문제가 한꺼번에 터지는 중이다. 이대로라면 정상적인 경기 운용이 어렵다.
소노 구단은 지난 10일 소속 선수였던 김민욱(34)에게 계약 해지 통보를 했다. 김민욱이 연세대 재학 시절 후배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을 시인하면서다. 소노 측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구단 이미지를 실추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에 따라 김민욱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라고 밝혔다.
감독이 자진해서 사퇴하고 새로운 감독이 부임하고 기존 선수가 계약 해지 통보를 받는 일련의 사건이 20일도 안 되는 기간에 일어났다.
시발점은 김승기 전 감독과 김민욱 간의 갈등이었다. 지난달 SK와의 경기 휴식 시간에 김 전 감독이 김민욱에게 수건을 던졌고 이에 모욕을 느낀 김민욱은 팀을 이탈했다. 구단과 김 전 감독 측은 김민욱과 대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민욱이 ‘김 전 감독과 함께 농구 할 수 없다’라는 입장을 전하자 구단은 김 전 감독을 선수단과 분리 조치했다. 김 전 감독은 곧바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구단은 김 전 감독이 사퇴한 지 이틀 만에 김태술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감독 대행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지도자 경력이 전혀 없다시피 한 감독에게 사태 수습을 맡기는 파격적인 행보였다. 구단 측은 당시 감독과 지도자 사이 폭력적인 위계질서를 타파하고 비슷한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젊은 감독을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소노는 김 감독 부임 이후 6경기를 내리 지며 팀 창단 이래 최다 연패인 9연패에 빠졌다. 언뜻 김 감독의 경험 부족 탓으로 보였다. 부상 이탈 중인 에이스 이정현이 복귀하고 새로운 코치진이 적응기를 거치면 분위기가 나아질 듯했다. 김 감독 부임 이후 팀에 복귀한 김민욱은 최근 20분 이상을 뛰며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컨디션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김민욱의 대학 시절 폭력 가해 사실이 밝혀지면서 감독 교체를 통한 분위기 쇄신 시도는 무위로 돌아갔다. 구단 측은 ‘언젠가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지난달 김 전 감독의 ‘수건 폭행’ 사건이 공론화된 직후 김민욱의 폭력 행위에 대한 폭로 글이 인터넷 커뮤니티와 KBL 클린바스켓센터 등에 제보됐기 때문이다.
내부 문제가 알려질 때마다 소노 구단은 당사자를 빠르게 잘라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미진했던 탓에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단은 선수단 내에서도 위계에 의한 폭력 행위가 있었을 수 있다고 보고 김 감독을 통해 선수들과 면담을 진행 중이다. 선수단은 주장인 정희재를 중심으로 단합하려 하고 있지만 어수선한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소노는 폭죽처럼 터지는 악재를 수습하며 오는 13일 서울 삼성을 상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