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하는 로맨스’의 이종원이 김세정과 달달했던 키스신 비하인드를 들려줬다.
“키스신은 로맨틱 드라마의 꽃이라고 생각해요. 대본으로 읽었을 때는 키스신을 무리 없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는데, 막상 촬영에 돌입하니 쉽지 않았어요. 로맨틱 코미디 작품을 여럿 찍어 온 김세정 배우가 도와줬어요. 각도 같은 사소한 것들인데 방송으로 잘 나오는 디테일 등을 설명해줬습니다.”
이종원은 지난 3일 청담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ENA 드라마 ‘취하는 로맨스’ 종영 인터뷰 자리에서 스포츠경향을 만나 김세정과의 호흡, 덕업 일치를 이룬 소감 등 드라마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이종원은 드라마 현장에서 편하게 촬영할 수 있도록 도와준 김세정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처음에는 키스신이 떨리고 어색했습니다. 그러나 세정 배우 덕분에 두 번째는 능숙하게 할 수 있었어요. 제일 컸던 조언은 편하게 해달라는 거였어요. 본인도 키스신을 처음 찍었을 때가 있었으니까 제 마음을 그 누구보다 잘 알았던 거죠. 연인들끼리 키스를 한다고 하면 손 위치나 그런 게 어색하지는 않잖아요? 최대한 자연스럽게 키스신을 찍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탄생한 김세정과 이종원의 키스신에 누리꾼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종원의 말대로 첫 키스신에는 “어색하다”, “둘이 키스신 처음 찍냐”라는 말들이 나왔지만, 이후 이뤄진 키스신에는 “어..저 심장 터질 것 같아요”, “이종원 목소리랑 눈빛 미친 것 같다”, “너무 설렌다”는 반응이 쇄도했다.
“키스신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현장에서는 부끄럽고 떨렸지만 돌려본다는 사람도 많았어요. 누군가가 이걸 계속 돌려본다는 건 당연히 긍정적인 시그널이겠죠? 저희의 키스신이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 김세정과의 호흡, 최고였죠
이종원은 김세정과의 호흡을 최고였다고 평했다.
“세정 배우는 이 드라마를 찍으면서 저와 제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누구보다 많이 소통했던 사람이에요. 지방 출입도, 붙어 있는 시간도 많았죠. 키스신 등 제가 고민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세정 배우가 조언을 많이 해줬어요. 심지어는 5년 뒤에 다시 만나자고 할 정도였죠. 그때는 지금처럼 달달한 로맨스 극이 아닌, 서로 죽자고 달려드는 치정극으로요.”
‘취하는 로맨스’는 감정을 숨기는 게 당연한 ‘초열정’ 주류회사 영업왕 채용주(김세정 분)와 감정을 캐치하는 게 일상인 ‘초민감’ 브루어리 대표 윤민주(이종원 분)의 설렘 도수 끌올(끌어올리다) 로맨스를 그린다. ‘사내맞선’의 박선호 PD가 연출을 맡았다. 김세정은 ‘사내맞선’에 이어 두 번째로 박선호 PD와 호흡을 맞췄다.
“박선호 PD와 세정 배우가 ‘사내맞선’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줬잖아요. 그 호흡이 있었기 때문에 현장에 대한 믿음이 있었어요. ‘사내맞선’ 때 했던 일부 스태프들이 ‘취하는 로맨스’에 그대로 들어오기도 했고요. 그래서 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사람들의 호흡에 제가 합류해서 더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야겠다고 다짐한 거죠.”
앰페스 성향에 대한 이종원의 섬세한 접근도 관전 포인트다. 윤민주는 타인의 감정을 섬세하게 감지하는 엠패스(empath), 초민감자다.
앰페스는 성향일 뿐이지 지병이나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초능력처럼 묘사되지 않도록 이종원은 힘썼다. 오감 등의 감각을 통해서 누군가에게 예민하게 반응할지언정, 누군가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초능력을 쓰는 건 아니라는 인상을 시청자들에게 심어주고 싶었다는 것.
■ ‘애주가’ 이종원, 덕업일치 이루다
사실 이번 드라마 촬영은 이종원한테 ‘덕업일치’가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이종원은 그간 SNS 및 방송 등에서 애주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낸 바 있다. 지난달 5일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에서 신동엽한테서 애주가로서 인정받기도 했다.
최근 청주, 약주, 탁주 등 한국 술의 매력에 빠졌다는 이종원은 이날 “청주 중에선 좋아하는 거 있냐”는 신동엽의 말에 “청주는 ‘우렁이 쌀 청주’, 약주는 ‘설련주’, 그리고 ‘일엽편주’”라고 답했다. 이에 신동엽은 “일엽편주를 안다는 게 놀랍다. 진짜 맛있고 애주가들이 정말 좋아하는 술이다”라며 감탄했다.
“촬영에 들어가면서 맥주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됐어요. 맥주 하시는 분께 브루마스터 특유의 행동이나 습관 같은 걸 물어봤고요. 홉, 보리, 맥아에 대한 이해도도 높였죠. 제가 촬영 중에 이런 것들에 대해 어색해하면 ‘연기’하는 티가 나니까 실제 그 현장에 오래 머무르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종원은 홉밭을 방문한 후기도 들려줬다. 홉은 맥주의 주된 원료로 되는 재료다.
“저는 홉이 그렇게 높이 자라는 식물인지 몰랐어요. 뙤약볕처럼 내리는 공간이어서 정말 더웠습니다. 강원도의 뜨거운 햇빛에 땀을 수시로 닦으면서 촬영을 했지만, 다들 하하호호 웃으면서 즐겁게 촬영을 했습니다. 대신 홉을 수확 시기가 있어서 수확하기 전까지 촬영을 빠르게 끝내야 하는 어려움은 있었죠.”
■ “냉소적이고 차가운 캐릭터, 도전해고파”
올해로 데뷔 6년차인 이종원.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해온 덕에 드라마·방송 등이 물 밀듯 들어오고 있다. 그는 2024년, 한 해에만 ‘밤에 피는 꽃’, ‘나쁜 기억 지우개’, ‘취하는 로맨스’ 세 작품에서 각각 국왕 호위 무사, 테니스 선수, 브루마스터를 완벽 소화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드라마 세 개가 한 해에 나왔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에요. 배우로서 행복합니다. 이제는 팬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 사람들이 저를 봐주시고 있다는 것을 실감해요. 작년보다, 한 달전보다, 하루하루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말했다.
“올해에 제가 소화했던 작품의 캐릭터는 다 달라서 좋았어요. 딱 두 가지 더 욕심이 나네요. 하나는 정말 따뜻한 휴먼 드라마의 캐릭터고, 다른 하나는 정반대로 냉소적이고 차가운 캐릭터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또 지금까진 양으로 승부를 봤다면 내년에는 양보다는 질로서 더 임팩트있게 대중에게 다가가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