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좌완 최채흥(29)이 LG 유니폼을 입는다.
LG는 13일 삼성으로 이적한 자유계약선수(FA) 최원태의 보상선수로 좌완 최채흥을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5일 4년 최대 70억원에 계약해 LG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최원태는 FA A등급 선수다. 이에 따라 삼성은 보호선수 20명을 추린 명단을 지난 10일 LG에 보냈고, LG는 지명마감일인 13일에 그 20인을 제외한 삼성 선수 중 최채흥을 선택했다.
최채흥은 2018년 삼성에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해 올해까지 117경기에서 27승 29패 5홀드 평균자책 4.59를 기록했다. 선발로 뛰었던 최채흥은 올해는 중간계투로 이동했고 7월부터 1군에 합류해 삼성 불펜을 지켰다.
LG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FA 장현식, 김강률과 계약하고 NC에서 방출된 심창민을 영입하는 등 불펜 보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원태 보상선수 지명에 있어서도 불펜 보강이 1순위로 꼽혔다.
삼성은 20명밖에 묶지 못하는 이번 보호 선수 명단 작성에 있어 매우 곤란한 상황을 겪었다. 20명밖에 되지 않다보니 주요 베테랑 선수들이 보상선수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에 따라 올시즌 막바지에 부진해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도 제외됐던 오승환을 시작으로 박병호, 백정현 등 베테랑 선수들의 이름이 끊임없이 거론됐다. 이에 삼성은 LG에 명단을 보내기도 전에 구단의 상징적인 선수인 오승환에 대해서는 “20인에 포함했다”고 이례적으로 공언하기도 했다.
LG는 보상선수 지명에 있어 투수를 1순위로 두고 있었고 ‘오승환급’이 아니라면 바로 1군에서 기용할 수 있는 투수, 젊은 투수를 기준으로 선택을 준비했다. 보호선수로 묶일지 여부가 관건이었던 최채흥이 20인에서 제외돼 선택지로 나왔고, LG는 최종적으로 3명을 놓고 현장과 프런트가 의견을 모은 끝에 최채흥을 지명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최채흥은 선발도 중간계투도 가능한 투수다. LG는 현재 5선발 한 자리가 비어 있다. 군에서 전역한 송승기 등 젊은 투수들을 경쟁시켜 기용할 계획이다. 동시에 중간계투진에 있어 좌완이 약하다. 함덕주도 수술을 받아 내년 시즌 역시 함께 출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채흥의 활용법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염경엽 LG 감독은 이날 보상선수 지명 발표 뒤 통화에서 “현재 불펜에 확실한 좌완 카드가 없다. 보직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하겠지만 불펜에서도 중요하게 기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삼성은 이에 따라 보상선수 최채흥과 함께 최원태의 올해 연봉 200%인 8억원을 LG에 보상금으로 건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