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의 게임’ 단체 사진. 웨이브 제공
김경란 아나운서가 ‘혐경란’이라는 본인의 별명에 대해 자살까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앞서 김경란은 tvN 예능 ‘더 지니어스’에 출연해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갖은 사투를 벌였으나 누리꾼들한테서 ‘혐경란’이라는 별명이 붙은 바 있다.
“10년 간 저를 괴롭혔던 꼬리표예요. 그 당시를 생각하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입니다. 사람이 왜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될까, 라고 생각할 정도로 너무 힘들었어요. 포털에 제 이름을 쳐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욕뿐이니까.. 내가 왜 이렇게까지 돼야 할까 싶더라고요. 여자가 왜 이렇게 드세?라며 젠더 프레임을 씌우기도 했습니다.” (경란)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피의 게임’ 시즌3 현정완 PD와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김경란 아나운서, 방송인 이지나, 가수 김시윤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스포츠경향과 만나 프로그램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 “게임보다 정치를 더 많이 한 듯”
웨이브 오리지널 ‘피의 게임3’속 플레이어들은 저택 팀, 낙원 팀, 잔해 팀으로 나뉘어 다양한 팀 대결을 거쳐왔다. 인터뷰 시점을 기준으로 김경란과 김시윤은 탈락, 이지나는 생존을 해 다른 출연자들과 경쟁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김경란 아나운서. 웨이브 제공
“7화에서 탈락했어요. 시청자들이야 전지적 시점에서 방송을 보지만, 저는 주변 일들이 어땠는지 모르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방송을 보니 제가 상상한 것 이상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더라고요. 앞 뒤 모습이 180도 달랐던 사람들도 있고요. 때로는 모르는 게 약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란)
보이 그룹 유키스 출신 김시윤은 김경란의 말에 동의하면서도 탈락 이후의 회차에 대해서는 시청하는 데 맥이 빠졌다고 고백했다. 김시윤은 ‘피의 게임3’ 8회 데스매치에서 이지나를 만나 심기일전 끝에 탈락했다.
“8화를 볼 때까지는 손에 땀을 쥐면서 봤습니다. 마치 제가 그때 그 현장에서 실제로 게임하는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8화에서 떨어지고 9화를 보는데 정말 아무 감흥이 안 느껴지더라고요. 감정 이입이 안됐고요. 심박수도 재봤어요. 그 전에는 120bpm이 넘었는데, 이후로는 70을 안 넘었습니다.” (시윤)
인터뷰에 참여한 출연진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참가자는 이지나다. 그는 ‘저택’이라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꿋꿋이 버텨 생존하는데 성공했다. 그의 끈질긴 생존력에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그에게 ‘표독지나’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저택에 계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정신 건강에 정말 안좋습니다. 오죽하면 허성범씨가 저택이었으면 자진 퇴소를 했을 것 같다고 했을까요. 저택 팀이 정치질이 좀 심했어요. 한번도 ‘팀’이라는 인상을 못 받았어요. 단합이 안됐던 거죠. 게임에 집중하는 시간보다 정치를 하는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그게 게임의 결과도 더 안좋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나)
■ “‘피의 게임’ 출연, 꿈만 같아”
경쟁자들과 혈투를 벌이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특성상 방송 외적으로 출연진들의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다만 스트레스를 대하는 각자의 태도는 사뭇 달랐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많이 입었어요. 지난 10년 간 제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많이 노력했죠. 제 인생에 다시는 서바이벌이 없다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이번에도 현정완 PD와 같이 하게 됐는데, 야비하고 권모술수를 써서 살아남는 사람이 아닌, 극한의 상황 속에서 인간 답게 생존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게임에 임했습니다.” (경란)

이지나. 웨이브 제공
이지나 역시 김경란과 마찬가지로 ‘피의 게임3’ 촬영 이후 후유증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인간 불신이 생기는 것과 함께 마음 속 깊은 곳에 상처를 입었다고까지 말했다. 또 프로그램에서 수동적으로 게임에 임했던 자신의 모습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다고 털어놨다.
“저 스스로에 대해서 아쉬웠어요. 조금 더 현명한 선택들을 할 수 있었는데, 너무 정치질에 휘둘리는 제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죠. 이 사람들이 나를 이렇게 대하고, 또 나는 그거에 맞춰서 이렇게 방어할 수밖에 없었고, 하는 자기 변명만 늘었던 것 같아요. 이런 태도보다는 주변의 외압을 모두 이겨내며 멋있고 성숙한 모습으로 게임에 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지나)
김시윤은 스트레스를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너무 많은 것을 배웠던 계기였습니다. 20대의 저를 보는 것 같았아요. 그 시절 저는 입시와 아이돌 시절을 거치면서 밤에 잠 안 자고 모든 힘들 다 쏟아부으면서 살아왔습니다. 이제 30대가 되고 20대때만큼 제가 불태울 수 있을까 고민하는 시기가 찾아온 찰나에 ‘피의게임3’에 참여했어요. 모든 상황들이 저한테는 꿈처럼 느껴져요.” (시윤)

김시윤. 웨이브 제공
■ “홍진호는 슬로우 스타터…곧 활약 기대”
‘피의 게임3’는 총 14부로 이루어진 서바이벌 예능이다.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 웨이브에서 방송된다. 인터뷰 시점 기준으로 9화까지 업로드됐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 ‘피의 게임3’를 연출한 현정완 PD는 홍진호에 주목했다.
홍진호는 ‘더 지니어스’에 출연해 시즌1에서는 우승을 거머쥐었고 그 외의 시즌에서도 매번 레전드 클립들을 만들어냄으로써 서바이벌 전문 방송인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다만 ‘피의 게임3’에서는 그 입지가 미약해 장동민 원톱 체제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평도 나오는 상황.
“걱정할 것 없습니다. 홍진호씨는 ‘슬로우 스타터’입니다. 곧 활약할 것입니다. 촬영하면서 플레이어들 수준이 너무 뛰어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작진 위에 있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장동민 씨도 저희는 십 몇 분동안 시뮬레이션했던 것들을 금방 끝냈을 정도로 우수한 플레이어고요.” (현정완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