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대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으로 당선된 배우 김승우. 사진 스포츠경향DB
“한국 리틀야구의 위상을 훨씬 올려놓겠습니다.”
배우 김승우가 사단법인 한국리틀야구연맹의 제7대 회장에 당선됐다. 김승우는 지난 18일 경기도 화성 드림파크에서 열린 제7대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선거에서 153명의 선거인 중 86표를 얻어 경기인 출신 유승안 전 회장을 제치고 당선됐다.
애초 김승우는 연예계나 야구계 그 누구도 쉽게 예상할 수 없었던 후보였다. 하지만 배우 출신의 인지도와 함께 22년 동안 배우 사회인야구팀 ‘플레이보이즈’ 구단주를 역임한 경력 그리고 ABS(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 도입 등 신선한 공약으로 승부를 한끝에 한국리틀야구의 수장이 됐다.
김승우는 당선 이후 19일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선 소감과 함께 최우선 해결과제 그리고 한국 리틀야구의 지향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우 출신으로서 대중과 리틀야구가 더 가까워지도록 노력하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이하 김승우와의 일문일답.
- 당선을 축하한다. 소감이 어떤지.
“어떻게 보면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심정이었다. 현 회장님이 경기인, 야구인 출신이시고 나는 팬 입장이 아닌가. 초석을 다지자는 생각이었는데 당선됐다. 어깨가 무겁다.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7대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으로 당선된 배우 김승우. 사진 스포츠경향DB
- 선거위원단이 어떠한 점에서 표를 줬다고 생각하는지.
“감히 판단하자면 신선한 바람을 원하신 게 아닌가 싶다. 리틀야구의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인데, 그래도 야구를 위해 20년 넘게 일을 한 것에 대해 연맹을 끌고 가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해주신 것 같다.”
- 리틀야구연맹회장 출마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행보인 것 같다.
“우리 프로야구가 올해 1000만 관중을 넘겼다. 하지만 경기력에 있어서는 아쉬운 한 해였다. ‘프리미어12’에서도 예선에서 탈락했고, 과거 일본을 위협하고 미국과 경쟁하던 대표팀이 이제 대만을 쫓아가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리틀야구부터 초석을 다져서 성장을 시키자는 생각에 제일 기본적인 연맹으로 간 것이다.”
- 야구와의 인연도 궁금하다.
“후보자 연설을 할 때도 ‘비경기인에 선수 출신이 아니지만, 야구인’이라고 소개했다. 22년 동안 배우들의 팀을 만들어서 구단주로 지낸 일은 스스로도 기특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꿈도 배우가 아니었다면 야구선수였다. 야구를 통해 기쁨과 슬픔을 느꼈고, 학문적으로도 접근했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야구 사랑과는 길이 달랐던 것 같다.”
- 리틀야구에 ABS를 도입하자는 공약이 신선했다는 평가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제 이 이야기는 없어져야 한다. 결정적인 순간에 볼과 스트라이크 판정으로 경기의 흐름이 바뀐다. 심판의 자질에 대한 문제라기보다는 결국 그러면 감독이 나와서 어린 선수들 앞에서 싸워야 하는데 그걸 보여줄 필요가 있는지 묻고 싶은 것이다. 모든 스포츠가 자동판독을 하고 있으니, 어릴 때부터 승패는 시스템의 판정에 맡기고 공정한 게임을 했으면 한다.”

제7대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으로 당선된 배우 김승우의 선거공약집. 사진 더 퀸 AMC
- 가장 시급해 해결해야 하는 현안은 무엇으로 보나.
“중학교 진학 후 이중등록 문제다. 세계리틀야구연맹은 중학교 1학년까지 리틀야구 활동을 허용한다. 한국도 그동안 중학교 진학 후 1학년까지 리틀야구 출전이 가능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이중등록 선수로 분류돼 리틀야구 출전이 불가능해질 위기다. 6학년이 대부분인 팀의 경우, 내년 이 선수들이 중학교에 진학하면 선수 부족으로 팀을 해체해야 할 수도 있다. 최소한의 유예기간이라도 필요하다. 선수 수급 문제는 리틀야구의 대중화를 통해 접근하려 합니다. 리틀야구 관련 예능 프로그램을 기획해 관심도를 높이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 주변 지인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절친한 배우 안재욱이 가장 먼저 축하를 해줬다. 출마를 만류하기도 했지만, 어제 투표 때는 조마조마하게 기다리더라. 너무 축하한다면서 ‘형, 진짜 좋아?’하고 물어오기도 했다.”
- 아내 김남주의 반응도 궁금한데.
“어제 연맹과 축하자리를 가지고, 집에 와서 와이프와 마지막 축배를 들었다. 느닷없는 출마자가 된 건데, 축하한다고 열심히 해달라고 했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라 우리 둘 다 아이 문제는 해결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 연맹의 일과 연기, 연출까지 병행하기엔 어려울 것 같은데.
“리틀야구연맹회장은 상근직이 아니고 협회에 필요한 일을 적절히 하면 된다. 일정이 연맹에서 나오면 필요한 일을 채워서 하면 된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 마지막으로 신임 회장으로서 각오가 있다면.
“선거 때 ‘리틀야구의 위상을 훨씬 올려놓겠다’고 약속을 드렸다. 그 말씀을 다시 드리고 싶다. 그리고 스포츠 담당 기자분들 외에 연예 담당 기자님들과도 많이 소통하면서 많은 기삿거리를 드리고 싶다. 잘 부탁드린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