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대부 고(故) 오규상 회장, 침통하고 엄숙한 영결식

입력 : 2024.12.23 11:11 수정 : 2024.12.23 14:02
고(故) 오규상 회장이 2017년 여자대표팀 공격수 조소현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고(故) 오규상 회장이 2017년 여자대표팀 공격수 조소현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축구, 어린이, 그리고 여자 축구를 너무 사랑하셨다.”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여자리그 후원사를 찾아야 한다며 아픈 걸 알리지 말라고 하셨다.”

“축구가 대한민국의 혼을 이어왔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23일 오전 10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열린 고(故) 오규상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 영결식에서 고인을 외고하며 축구 관계자들이 한 말이다.

김정배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이날 추모사에서 “축구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 뛰는 모습을 또렷히 기억한다”며 “솔직하며 푸근한 성격이라서 사람들을 좋아했다”고 회고했다. 한국여자축구 행정을 17년째 이끌어온 오 회장은 지병이 갑자기 악화해 지난 20일 68세로 별세했다. 협회는 “오규상 회장이 1990년대부터 대한축구협회 이사를 맡아 한국 축구 발전에 기여했다. 2009년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으로 취임한 뒤 WK리그 창설 등 오랫동안 한국 여자 축구 발전을 위해 헌신한 공로에 감사한다”며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영결식을 진행했다.

오규상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 영결식 장면. 연합뉴스

오규상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 영결식 장면. 연합뉴스

경신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고인은 1975년부터 2년 동안 청소년대표를 지냈고 1977년에는 국가대표 선수로 뛴 축구인이다. 프로축구 울산 현대 부단장과 실업축구 울산 현대미포조선 단장을 역임했고, 2003년부터 여자축구연맹 부회장을 맡으면서 여자축구와 인연을 맺었다. 2008년 11월 단독후보로 나서 만장일치로 추대되며 여자축구연맹 제5대 회장직을 맡았고, 이후 계속 연임에 성공해왔다. 2009년 WK리그를 출범하고 연고지 제도를 정착시키는 굵직한 업적을 세웠다. 한국여자축구를 지금의 자리에 올려놓은 인물이 고인이다. 고인은 올해도 연맹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연임에 성공한 뒤 얼마 안 돼 유명을 달리했다. 고인은 이날 수원시연화장에 안장됐다.

아들 오성원씨는 “사랑하는 아빠. 가족과 축구만을 위해 평생 헌신하신 것을 존경한다”며 “아빠에 미치지 못하겠지만 성실히, 열심히 엄마, 누나와 살겠다. 너무 많이 보고 싶다. 다시 꼭 만나자”고 말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오규상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 영결식에 참석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오규상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 영결식에 참석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영결식에는 홍명보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 신상우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 이회택 OB축구회장, 이용수 전 협회 부회장, 한웅수 프로축구연맹 부총재, 고려대 축구부 신연호 감독, 고려대 축구부 선수들이 참석했다. 정몽규 협회장은 선거를 앞두고 직무가 정지된 상태라 참석하지 않았다. 정 회장은 전날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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