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리빌딩’ 키움은 안우진 복귀하는 2026년만 기다린다

입력 : 2024.12.24 11:27
키움 안우진. 정지윤 선임기자

키움 안우진. 정지윤 선임기자

2024년, 2025년, 2026년까지. 키움은 3년 연속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권을 두 장 쓴다. 최원태와 김휘집, 조상우 등 키움의 에이스 선수들을 트레이드로 내보내고 그 대가로 지명권을 수집한 결과다. 끝이 안 보이는 키움식 리빌딩에도 종착점은 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 중인 안우진(25)이 복귀하는 2026년이다.

지난 2년간 키움에는 1라운더 신인만 4명이 모였다. 전준표, 김윤하, 정현우, 김서준. 키움은 기존 지명권과 트레이드를 통해 얻은 지명권을 투수 보강에 ‘올인’했다. 유망주 전력으로만 보면 키움은 가장 강력한 팀이다. 한 명의 외국인 투수만이 선발 로테이션을 도는 다음 시즌에는 이러한 유망주들이 주전급으로 기용될 전망이다.

키움은 최근 국가대표 마무리 투수 조상우마저 KIA와 트레이드하며 2026년 신인 드래프트 1·4라운드 지명권과 현금 10억 원을 가져왔다. 또 한 번 현재가 아닌 미래를 선택한 것이다. 고교야구에서 내로라하는 최고 유망주라 할지라도 프로리그에서는 즉시 성적을 내기 어렵다.

키움에서 KIA로 이적한 조상우. 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에서 KIA로 이적한 조상우. 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의 2024년 연봉 상위 40명 합계 금액은 56억7876만 원으로 리그에서 가장 낮다. 팀 연봉 최다인 LG의 41%에 불과하다. 주전급 선수 보강은커녕 유출만 있는 키움의 최근 행보에서는 반등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2022년 정규리그 2위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준우승한 이래 2년 연속으로 리그 꼴찌를 한 키움은 내년에도 하위권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반복되는 ‘탱킹’ 전략에도 이유는 있다. 당장 우승이 불가능하기에 리그 정상급 선수들을 보유하는 대신 우승 전력이 갖춰질 때까지 유망주를 양성하며 두꺼운 전력을 만들어 놓자는 것이다.

키움이 설정한 우승 도전 시기는 안우진이 제대하는 2026년이다. 안우진에서 시작해서 안우진으로 끝나는 리빌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우진은 피로 누적과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2023년 시즌 도중 전열을 이탈해 토미 존 수술을 받았고 그해 12월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다. 2025년 9월 소집해제 예정이다.

키움 관계자는 “2026년이면 안우진뿐 아니라 마무리를 맡았던 김재웅, 필승조로 활약했던 김성진, 이승호까지 돌아온다”라며 “그때까지 신인 투수들을 잘 준비 시켜 놓으면 투수 쪽으로는 완벽하게 전력이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리 전력 뎁스를 못해놨기 때문에 성적이 뚝 떨어져서 줄곧 하위권에 머무는 것”이라며 “짧고 강한 준비 시간을 거쳐서 완전체 전력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라고 설명했다.

KBO리그에서 우승 트로피가 없는 구단은 키움뿐이다. 준우승만 세 번을 한 뒤 다시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미 키움은 2025년을 정상 도약을 위한 중간 단계로 설정했다. 여전히 과도기를 겪는 중인 키움이 한 계단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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