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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사제 2’ 서현우 “‘디즈니의 아들’? 기분 좋죠”

입력 : 2025.01.02 18:00
SBS 드라마 ‘열혈사제 2’에서 남두헌 역을 연기한 배우 서현우. 사진 저스트엔터테인먼트

SBS 드라마 ‘열혈사제 2’에서 남두헌 역을 연기한 배우 서현우. 사진 저스트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유미, 고민시, 전여빈 등은 OTT 플랫폼 넷플릭스의 작품을 통해 이름을 알렸고, 꾸준히 넷플릭스의 작품과 연을 맺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넷플릭스의 딸’이다. 그렇게 따지면 다른 플랫폼도 이름을 만들어볼 수 있을 것 같다. 퍼뜩 한 사람의 이름이 떠오른다.

배우 서현우는 그렇다면 ‘디즈니의 아들’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을 듯하다. 서현우는 2024년에 네 작품에 출연했는데 그 출처가 공교롭다. 1월 공개된 ‘킬러들의 쇼핑몰’에서 이성조, 5월 공개된 ‘삼식이 삼촌’에서 정한민, 9월 공개된 ‘강매강’에서 정정환 역을 맡았다. 이들이 모두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게다가 연말에 막을 내린 SBS 드라마 ‘열혈사제 2’ 역시 스트리밍은 디즈니플러스에서 했다. 서로 다른 장르와 캐릭터, 시기의 작품들이 디즈니의 수혜를 받았다. 그는 이 질문에 단번에 머쓱해 했다.

SBS 드라마 ‘열혈사제 2’에서 남두헌 역을 연기한 배우 서현우. 사진 저스트엔터테인먼트

SBS 드라마 ‘열혈사제 2’에서 남두헌 역을 연기한 배우 서현우. 사진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아무래도 새해에는 디즈니랜드라도 한 번 가야 될까 봐요.(웃음) 사실은 어디에서 공개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촬영한 작품도 있는데,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디즈니’라는 플랫폼에서 공개되는 게 기분 좋은 일이죠. 사실 ‘열혈사제 2’의 경우에는 디즈니에서 공개될지도 몰랐거든요. 친한 배우 현봉식이 ‘넷플릭스’의 간판이라고 하던데, 도전장을 내밀어봐야겠어요.”

불과 두 달 전까지 디즈니플러스 ‘강매강’에서 딸 다둥이 아빠인 형사로 생활코미디를 보였던 서현우는 ‘열혈사제 2’에서 얼굴을 싹 갈아 끼웠다. 극 중 부산지검 남부지청 강력범죄수사부 부장검사로 라오스의 ‘마약왕’ 김홍식(성준)과 함께 빌런으로 활약한다. 성준이 주로 폭력으로 돈으로 위세를 떨친다면, 남두헌은 권력과 야망이 무기다.

“‘강매강’ 거의 막바지 촬영 때 박보람 감독님의 전화를 받았어요. ‘부산 쪽이시냐’ 여쭤보시더라고요. ‘열혈사제’는 저도 재미있게 본 작품이라 너무 놀랐어요. 유머러스함과 진중함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주시면 좋겠다고 하셔서 기쁘게 합류했죠. ‘구벤져스’로 불리는 김남길, 이하늬, 김성균 선배들에 밀리지 않기 위해 ‘빌런 회의’도 따로 모여서 했습니다.”

SBS 드라마 ‘열혈사제 2’에서 남두헌 역을 연기한 배우 서현우 출연장면. 사진 SBS

SBS 드라마 ‘열혈사제 2’에서 남두헌 역을 연기한 배우 서현우 출연장면. 사진 SBS

경남 통영 출신으로 부산에서 자랐다. 따라서 사투리로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구체적 표현이 기억이 안 나면 친형에게 전화해 잠깐 물어보는 정도였다. 평범한 정장에 싼 안경테 그리고 국산 자동차로 물욕이 없게 캐릭터를 포장하면서도 누구보다 뾰족한 권력욕을 포장하는데 신경을 썼다.

“(남)두헌이는 ‘꿀단지’라고 부르는 자신만의 사건 리스트에 열정적으로 매달립니다. 다른 거에는 신경 쓰지 않아요. 딸기 스무디를 달고 사는데, 이건 저 스스로 치밀어 오르는 욕망과 화를 단 음료로 가라앉히는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중간에 자신만의 아지트에서 노래 부르는 장면이 있는데 설운도의 ‘갈매기 사랑’을 직접 개사해 ‘꿀단지 사랑’으로 부른 것도 제 아이디어였습니다.”

특수부대 출신의 전사 신부, 현란한 말솜씨의 검사 등 ‘판타지’ 같은 ‘구벤져스’에 대항하기 위해 그가 택한 것은 ‘어디서 본 것 같은 나쁜 놈’이었다. 박재범 작가의 추천으로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의 타노스 역을 연기했던 조쉬 브롤린의 평소 연기를 참고했다. 올해 네 작품이 공교롭게도 연기한 캐릭터는 달랐지만, 속내와 겉으로 드러나는 해학이 있었다.

SBS 드라마 ‘열혈사제 2’에서 남두헌 역을 연기한 배우 서현우 출연장면. 사진 SBS

SBS 드라마 ‘열혈사제 2’에서 남두헌 역을 연기한 배우 서현우 출연장면. 사진 SBS

“제 기본적인 연기철학은 ‘혼란스러움을 제공하자’에요. 선한 역인데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을까’하는 긴장감을 주고, 악역인데 왠지 정이 가는 느낌인 거죠. 완전한 선이나 악은 있겠지만 저는 늘 혼재된 부분을 표현하고 싶어요. 이번 남두헌을 보면서도 많은 분들이 ‘나는 좋은 안목을 갖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하시면 좋겠어요.”

워낙 장르물로 많이 소비됐지만,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으로 검증된 연기력도 갖고 있다. ‘나의 아저씨’나 ‘악의 꽃’의 성격파 연기로 인상을 남겼지만, 아직 미혼인 그는 진한 로맨스 작품의 로망도 품고 있다.

“예전 군 생활 일병 당시에 힘든 시기를 선임들 눈치 보면서 보던 드라마 ‘연애시대’로 견뎠던 것 같아요. 어른들의 멜로가 인상적이더라고요. 이제 풋풋한 대학생의 연기를 하기엔 나이가 들었잖아요? 다양한 역할을 했지만 주로 감정을 숨긴 역할을 했더라고요. 순수하게 사랑의 감정을 주고받고 표현하는 그런 인물도 해보고 싶어요.”

SBS 드라마 ‘열혈사제 2’에서 남두헌 역을 연기한 배우 서현우. 사진 저스트엔터테인먼트

SBS 드라마 ‘열혈사제 2’에서 남두헌 역을 연기한 배우 서현우. 사진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열혈사제 2’는 막바지 김해일 신부(김남길)의 바티칸 소환을 암시하며 시즌 3의 여지도 남겼다. 극 중 남두헌도 구치소로 들어가지만, 부활을 호언장담한다. 그는 언제고 돌아올 수 있다. 당장 차기작 드라마 ‘우리 영화’도 있다. SBS ‘연기대상’에서 시즌제 드라마 조연상을 탄 2024년 그의 소감은 남달랐다.

“요즘 길을 지나면 많이 인사를 해주세요. 다 ‘열혈사제 2’의 힘이 아닌가 싶고요. 앞으로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되니까 계속 시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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