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성. 키움 히어로즈 제공
김혜성(26)을 영입한 LA다저스가 내부 교통정리에 나섰다. 한때 팀 내 최고 유망주였던 젊은 포수를 방출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함께 했던 주전 2루수 트레이드 가능성도 제기되는 중이다. ‘3+2년’ 최대 2200만 달러라는 포스팅 계약 조건 외에도 김혜성의 영입 대가로 적지 않은 비용을 치르고 있던 셈이다. 그만큼 기대도 크고 활용 의지도 분명하다.
다저스는 5일 포수 디에고 카타야(24)를 지명할당하고 웨이버 공시했다. 김혜성이 들어갈 40인 로스터 한 자리를 마련하려는 조치다. 기한 내 다른 구단에서 요청이 오면 카타야는 이적한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카타야는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다저스는 물론 리그 전체에서 손꼽히는 유망주였다.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으로 팀 내 유망주 1위를 차지했고, 리그 전체에서도 15위권 유망주로 분류됐다. 2023시즌 중반부터 타격 부진이 길어지며 유망주 순위는 많이 내려갔지만, 숙성에 오랜 시간이 필요한 포수라는 점에서 여전히 기대해 볼 만한 자원이라는 평가다. CBS스포츠는 “카타야는 아직 어린 선수인 만큼 다른 팀들의 관심을 충분히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2022년 마이너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했던 디에고 카타야. 게티이미지
김혜성과 같은 2루 포지션인 개빈 럭스를 트레이드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막판까지 김혜성 영입을 위해 다저스와 경쟁했던 시애틀이 상대 후보로 꼽힌다. 김혜성을 놓친 대신 럭스를 데려와 2루수로 쓸 수 있다는 이야기다.
브랜든 고메스 다저스 단장은 “팀에 재능 있는 선수를 최대한 많이 남기고 싶다”고 밝히며 일단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2025시즌 개막전 선발 2루수는 여전히 럭스가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도 이어진다. 그러나 김혜성을 영입하면서 어떤 식으로든 내야 자원 정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럭스 외에도 미겔 로하스와 크리스 테일러가 있고, 또 다른 유틸리티 자원인 케 에르난데스가 다저스와 FA 재계약을 희망하고 있다. 다저스가 이들 자원을 활용해 마운드를 보강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혜성이 ‘디펜딩 챔피언’ 다저스를 택하면서 기대 못지않게 우려가 이어진다. 리그 최강 전력에 최고 인기 팀인 만큼 더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겠지만, 한편으론 주전 경쟁을 뚫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저스가 기존 중복 자원들을 두고도 김혜성을 영입한 건 그만큼 가치를 인정했고 기대를 품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저스는 천문학적 몸값을 자랑하는 슈퍼스타들 못지않게 유틸리티 자원들을 가장 잘 활용하는 팀이다. 과거 테일러나 에르난데스가 내·외야를 오가며 알짜 활약을 했다. ‘슈퍼팀’으로 불리는 다저스에서 내부경쟁은 당연히 치열할 수밖에 없지만, 빠르게 적응만 한다면 김혜성이 제 기량을 선보일 공간도 충분하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