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징어 게임2’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 | 넷플릭스 제공
관심이 너무 높으면 요란해지는 법이다. OTT플랫폼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2’(감독 황동혁)가 그렇다.
새로운 출연자로 합류한 빅뱅 출신 탑(최승현)이 대마초 흡연 혐의 등 과거 전력이 수면 위로 끌어올려지며 다시금 논란이 됐고, 트렌스젠더 현주 역의 박성훈은 ‘오징어 게임’ 시리즈를 패러디한 일본 AV 표지를 SNS에 올렸다가 비난을 받았다.
최근 스포츠경향이 만난 황동혁 감독은 작품을 둘러싼 여러 논란에 아주 솔직히 답했다. 자식 같은 작품을 두고 이런저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누구보다도 가슴 아팠을 그에게 ‘오징어 게임2’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탑 대마초 흡연 논란, 이렇게까지 용서 못 받은 줄 몰랐죠”
‘오징어 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다. 극 중 게임 참가자 중 ‘약쟁이 래퍼’ 타노스 역에 탑이 캐스팅되면서 ‘보기 불편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타노스 역을 만들면서도 캐릭터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을 거라곤 예상했어요. 시즌1에서도 ‘미녀’(김주령) 캐릭터가 과장된 터라 국내 반응이 좋지 않았는데, 비슷할 거로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해외에선 인기 있었던 캐릭터였고, 시즌 2에서 ‘기훈’이 심각해지기 때문에 분위기를 전환해줄 가벼운 캐릭터가 필요해 ‘타노스’를 설정하게 됐죠. 엠넷 ‘쇼미더머니’를 보면 이상한 스웩을 부리는 래퍼들이 나오는데 그들이 모티프였고, 마약을 하는 터라 굉장히 높은 텐션으로 설정했고요. 프리스타일 랩도 잘하는 래퍼가 아닌 어색한 인물이라, 그런 면이 비호감일 순 있겠다 싶었죠.”
굳이 마약 혐의가 있는 탑에게 배역을 줄 필요가 있었느냐고 묻자 솔직하게 답했다.
“사실 오디션을 많이 봤어요. 하지만 딱 마음에 드는 배우들을 찾기 어려웠죠. 스윙스에게 제안해볼까 싶었지만 연기적인 면을 잘 몰라서 대기하고 있다가, 오디션 리스트에 탑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자신과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자기 조롱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본인이 한다고 하니 거기에서 가능성을 봤죠. 여태 본 사람 중 제일 어울렸고요. 다만 대마초 사건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제작진과 회의를 했는데, 다른 사례들을 찾아보니 3-4년 안에 복귀한 사람들도 많더라고요.
탑 역시 시간이 오래 지났는데, 이렇게까지 용서를 못 받은 줄은 몰랐어요. 하차를 시켜야 하나 고민도 많았고요. 하지만 1년여간 같이 준비해온 작품인데 내치기가 어렵더라고요. 이렇게 된 것, 욕을 먹더라도 같이 먹고 결과로서 보여주자 싶어 강행한 거예요. 그런데 반응을 보니 다들 이렇게 싫어하면 그도 국내 활동을 못하지 않겠나 싶네요. 차라리 숨어 살지 말고 사과할 일 있으면 제대로 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하면 좋을 텐데 말이죠.”
■“‘오겜2’ 패러디 야동 표지 올린 박성훈, 대체 왜 그랬을까요?”
‘오징어 게임2’ 공개 직후 황당한 일도 벌어졌다. 트렌스젠더로 분해 소수자의 입을 대변한 박성훈이 돌연 SNS에 수위 높은 일본 AV 사진을 떠억하니 올린 것. 특히 여성들이 납치된다는 설정이 포함된 터라 박성훈의 팬들뿐만 아니라 황동혁 감독도 충격을 받았다고.
치아가 7개나 빠지면서까지 공들여 완성한 자신의 작품이 AV로 희화화되는 것, 그리고 그것이 사진으로 유통되고 소비되는 것에 대해 불쾌하지 않냐고 묻자 그는 심각하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너무 불쾌하죠. ‘오징어 게임1’ 때에도 해외에서 그런 패러디 AV가 나온 거로 알고 있어요. 국내가 아니라 해외에서 나오는 거라 막지도 못하겠고 진짜 속상합니다. 작품 자체의 의미를 완전히 망가뜨리는 거니까요. 박성훈과는 아직 얘기를 나누지 못했는데요. 어떻게 해서 그런 걸 올렸는지 저도 알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