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약 반년만에…훅 날아간 신태용

입력 : 2025.01.07 00:05
신태용 전 인도네시아 감독 | 게티이미지코리아

신태용 전 인도네시아 감독 | 게티이미지코리아

23세 이하 젊은 선수 참가한
미쓰비시컵 부진이 원인?

체질 개선·월드컵 예선 선전
굵직한 업적에도 전격 경질

“더 나은 성과위해 결정”
협회는 석연찮은 해명

신태용 감독(55)이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인도네시아 축구협회(PSSI)는 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신 감독과 A대표팀 및 23세 이하 대표팀의 감독직 계약을 해지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19년 12월 인도네시아 축구와 처음 인연을 맺었던 신 감독도 동행의 마침표를 찍게 됐다.

성적 부진이 원인은 아니다. 인도네시아가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미쓰비시컵에서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했지만, 라이벌들과 달리 23세 이하의 젊은 선수 위주로 참가한 영향이었다.

인도네시아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4차예선 진출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결정이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제안해 C조 3위(승점 6)로 올라섰다. 각 조의 4위까지 4차예선에 진출할 수 있어 어느 때보다 월드컵 본선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더군다나 신 감독은 동남아시아에서도 약체로 분류되는 인도네시아 축구의 체질을 바꿨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신 감독은 젊은 재능을 발굴하는 동시에 인도네시아 혈통이 섞인 혼혈 선수들의 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그리고 그 노력이 2020년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현 미쓰비시컵) 준우승과 2021 동남아시안게임 동메달로 이어졌다. 지난해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선 인도네시아가 사상 첫 16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

신 감독의 한 측근은 기자와 통화에서 “PSSI와 관계도 문제가 없었다. 사실 태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감독직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던 것도 인도네시아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PSSI는 2024년 6월 계약이 만료되는 신 감독을 붙잡기 위해 3년 계약을 제시할 정도로 공을 들였는데, 재계약을 맺은지 반 년 만에 갑작스러운 이별이 됐다.

신 감독이 인도네시아를 떠날 수 있다는 소문은 있었다. 이탈리아의 ‘투토 스포르트’가 최근 인터 밀란 전 구단주였던 에릭 토히르 PSSI 회장이 신 감독의 축구 철학에 만족하지 못해 벤치의 변화를 꾀한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선 네덜란드 출신의 지도자가 부임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신 감독이 PSSI와 맺은 계약이 2027년 6월까지 남았다는 점에서 낭설로 보였던 이 보도는 이번 발표로 사실이 됐다.

PSSI는 “오랜 시간에 걸쳐 대표팀의 경기력과 달성하고 싶은 장기 목표에 따라 결정을 내렸다”면서 “대표팀 발전에 기여해온 신 감독의 밝은 미래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토히르 회장도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과 더 나은 성과를 위해 내려진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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