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부들부들, 현지 팬들도 왜 경질됐나 의문…신태용은 인도네시아 축구 희망이었다

입력 : 2025.01.07 16:12 수정 : 2025.01.07 16:37
신태용 전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신태용 전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축구협회(PSSI)의 신태용 감독 경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온다. FIFA 랭킹을 50계단 끌어올리고, 월드컵 예선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격파하는 등 인도네시아 축구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끈 감독에 대한 처우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신태용 감독의 아들인 성남FC 신재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PSSI의 결정을 비난했다. 그는 “5년 동안 피파 랭킹 50단계를 올려놓고, 월드컵 예선 3위인데 경질이라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버지는 인도네시아를 이 단계까지 올리기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며 “PSSI가 5년 동안 아버지를 어떻게 대했는지 할 말이 많지만 참겠다”고 썼다.

현지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이번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7일 PSSI의 공식 소셜미디어에는 “이해할 수 없는 결정”, “팀의 미래가 우려된다”는 의견이 다수 게시됐다. 일본 매체 사커다이제스트도 “월드컵 예선에서 사우디를 격파한 감독의 경질 소식에 인도네시아 축구팬들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태용 감독은 2020년 부임 이후 인도네시아를 아시아의 강호로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FIFA 랭킹을 173위에서 127위로 끌어올렸고, 지난해에는 U-23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꺾고 4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진행 중인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도 조 3위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특히 신태용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한 세대교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도네시아 프로축구 리그 베테랑 공격수 베토 곤살베스는 현지 스포츠지 볼라와의 인터뷰에서 “신태용 감독 체제에서 인도네시아 대표팀은 강팀을 상대로도 두려움 없이 경기하게 됐고, 규율과 자세 면에서 크게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선수들의 태도와 규율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규율 위반에도 제재가 없었지만, 신태용 감독은 엄격한 규율로 팀 문화를 바꿨다”고 전했다. 이어 “훈련이나 미팅에 늦는 것은 물론, 호텔 밖에서의 부적절한 행동도 용납하지 않았다. 이런 변화가 팀의 발전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현지 축구계에서는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러운 경질이 이뤄진 점을 꼬집고 있다. 인도네시아 대표팀 선수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신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공격수 위탄 술레이만은 “내 인생 최고의 지도자”라며 존경을 표했고, 네덜란드 출신 귀화선수 저스틴 허브너도 “신태용 감독님은 나와 인도네시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고 치켜세웠다.

PSSI는 후임으로 네덜란드의 레전드 클라위버르트를 영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바르셀로나와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탁월한 공격수로 활약했던 클라위버르트는 지도자 경력에서는 네덜란드 대표팀 수석코치와 카메룬, 퀴라소 대표팀 감독 등을 역임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최근까지 튀르키예 리그 아다나 데미르스포르를 이끌다 6개월 만에 계약이 해지된 그가 신태용 감독의 성과에 견줄 만한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박수, 공유 영역

댓글 레이어 열기 버튼

기자 정보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