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훈, AV 논란에 울고 ‘오겜2’ 흥행에 웃었다

입력 : 2025.01.09 09:12
배우 박성훈,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박성훈, 사진제공|넷플릭스

참으로 롤러코스터 같다. 배우 박성훈이 OTT플랫폼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2’(감독 황동혁) 흥행에 웃었고, ‘오징어 게임’ 패러디 일본 AV(성인영상물) 표지를 SNS에 업로드한 논란으로 또 울었다. 50여분의 인터뷰 시간이 그야말로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느낌이었을 터다.

“최근에 크나큰 실수로 인해 많은 분에게 불편함과 심려를 끼친 것 같아서 사죄의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무겁고 긴장된 마음으로 인터뷰 자리에 임했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제작진과 스태프들, 수많은 분의 노고가 있었는데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또 다른 피해를 안기지 않게 하기 위한 마음이에요. 어쨌든 제 실수로 (해당 사진이)올라간 거지만 잘못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걸 정확히 인지하고 며칠간 수많은 자책과 후회와 반성을 해왔고요. 지금 이 순간까지도 반성하고 있습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온전히 다 느끼고 있고, 앞으로는 혹여라도 비슷한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무거운 마음을 갖고 언행을 조심히 하도록 배우생활을 이어가겠습니다.”

박성훈은 8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오징어 게임2’서 성소수자 현주 역을 맡은 책임감, 자신의 SNS에 ‘오징어 게임’ 시리즈를 패러디한 성인물 사진을 올린 이유, 이후 거짓 해명으로 논란이 되 경위까지 소상히 다 밝혔다.

배우 박성훈,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박성훈, 사진제공|넷플릭스

■ “그 사진을 저장하지 않았더라면…후회하고 있습니다”

박성훈은 지난해 12월30일 ‘오징어 게임’을 콘셉트로 한 일본 AV(성인용 영상물) 포스터를 SNS에 올렸다가 삭제해 질타를 받았다. 해당 사진에는 수많은 여성의 전라와 성관계를 묘사한 자세 등이 적나라하게 담겼다.

“그날 일을 설명하자면, 내가 그날 점심 쯤 일정이 있어서 부랴부랴 준비를 하다가 문제가 되었던 사진을 DM을 발견했는데요. 당시가 작품 공개 첫 주간이었고 며칠 안 된 상황이라서 많은 시청자의 반응들을 담당자와 계속 주고받는 타이밍이었어요. 그 사진을 발견한 뒤 분명히 문제의 소지가 될 것 같아서 전달하다가 어떤 조작의 실수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인스타 스토리에 올라가 있었어요. 제 대답이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일 수도 있지만요. 제가 너무 당황해서 담당자에게 바로 통화해 문제가 심각해진 것 같다고 이야기를 나눴고 그 사진을 바로 삭제했습니다. 영상은 당연히 보지도 않았고요. 한편에선 부계정에 올리려다가 실수한 게 아니냐고 하는데, 전 부계정도 없어요. 그 계정 하나뿐이라고요.”

당시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 역시 “박성훈의 소셜미디어에 DM(다이렉트 메시지)이 너무 많이 오고 있는 가운데 메시지를 확인하다 실수로 잘못 눌러 해당 사진이 업로드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거짓인 것으로 드러나 또 한 번 논란이 됐다. DM을 누른다고 해서 업로드되는 기능이 없기 때문.

“회사에선 아마도 제게 제대로 된 해명을 들을 수 없었을 거예요. 저조차도 파악하기 힘들었고 충격적인 상황이었거든요. 회사와 대화했을땐 아마도 이렇게 올라갔을 거라고 판단해서 그렇게 해명한 것 같은데, 소통의 오류가 있었나봐요.”

황동혁 감독에겐 전화했지만 연결되지 않은 이후 죄송스러워 아직까지 연락하지 못하고 있다는 그다.

“황 감독님의 굵직한 일정들이 지나고 저의 논란들도 일단락된 다음에 전화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다만 제 죄송스러운 마음 자체는 회사를 통해서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도 당시 그 사진을 저장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말로만 담당자에게 전했으면 어땠을까. 상당히 후회하고 있어요.”

배우 박성훈,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박성훈, 사진제공|넷플릭스

■“성소수자 役, 그래서 이런 AV 유통이 맞는 건가 더 문제성 느꼈어요”

그는 극 중 트렌스젠더 현주 역을 맡아 활약한다. 성소수자를 대변하는 캐릭터를 맡았는데 여성 인권을 농락하는 영상물 표지를 올린 것에 책임감을 더 느끼지 않느냐고 묻자 또 눈물이 그렁그렁해진다.

“그래서 제가 더 문제성을 느꼈던 거예요. 이런 영상물이 제작되는 게 맞는 것인가. 도덕적으로 문제될 만한 상황이 아닌가 싶어 담당자와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거고요.”

이 작품을 위해 트렌스젠더나 성소수자들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던 것도 귀띔했따.

박성훈. 넷플릭스

박성훈. 넷플릭스

“제 친구 중에도 게이가 있어요. 예전엔 그의 성향을 이해하려고 해도 마음 한편에 남아있는 게 있어서, 심도 있게 이해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거든요. 편협한 사고를 깨고 마음의 그릇을 넓히고 싶다는 마음으로 과거 김조광수 감독의 ‘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을 극화한 연극에 도전했고요. 그 덕분에 그들을 십분 이해하게 됐어요. 이후 그 무대를 어릴 때부터 친한 게이 친구가 보러왔는데,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성향 중 하나인데 내가 서른살이 다 되도록 그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건넸죠.”

전세계적으로 광풍이 분 ‘오징어 게임2’ 인기 덕분에 그가 연기한 ‘현주’도 덩달아 크게 사랑받고 있다.

“‘현주’라는 멋있는 캐릭터로 전세계 LGBTQ에 편견을 가진 이들의 시각이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뿌듯할 것 같아요. ‘월드 트젠’이라고 불려도 감사할 것 같고요.”

배우로선 초심을 돌아보고 있다고 했다.

“최근에 훌륭한 작품들을 만나서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감사한 나날들을 보냈는데요. 지금 이런 일련의 상황들을 겪으면서 초심을 다잡는 시간이 되었어요. 배우로서 살아가면서 내 영향력이 얼마나 클 수 있는지 되돌아봤고요. 정말 조심하게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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