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트넘 골키퍼 안토닌 킨스키가 9일 카라바오컵 리버풀과의 4강 1차전을 무실점 승리로 이끈 뒤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벌써 ‘제2의 체흐’ 기대감이 나온다.
이적하자마자 나선 데뷔전에서 리그 최강 리버풀을 상대로 클린시트를 펼쳤다. 토트넘 골키퍼 안토닌 킨스키(22)에겐 꿈같은 하루였다.
토트넘은 9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 카라바오컵 준결승 1차전 홈 경기에서 후반 41분 루카스 베리발의 결승 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프리미어리그 선두이자 리그컵 최다인 10회 우승팀 리버풀은 원정에서 일격을 당해 다음달 7일 홈에서 뒤집기를 노린다.
토트넘 승리의 일등 공신은 결승골의 주인공 베리발보다 이름도 낯선 신예 골키퍼 킨스키다. 리버풀은 토트넘(9개)보다 훨씬 많은 슈팅 14개를 기록하고 유효 슈팅도 토트넘보다 3개 많은 7개를 남겼으나 모두 무위에 그쳤다. 킨스키의 눈부신 선방쇼에 막혔다. 그는 이날 6개의 세이브를 기록하며 토트넘 골문을 든든히 지켜 데뷔전에서 클린시트를 달성했다. 통계 전문 옵타에 따르면, 토트넘 골키퍼가 리버풀을 상대로 클린시트를 기록한 것은 2015년 10월 위고 요리스 이후 처음이다.

토트넘 손흥민이 8일 카라바오컵 4강 1차전을 치르기 위해 골키퍼 킨스키와 함께 그라운드에 입장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주전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의 부상 낙마 이후 수문장 구인난에 시달린 토트넘은 최근 슬라비아 프라하에서 킨스키를 영입했다. 그는 이날 입단 사흘 만에 가족이 지켜보는 데뷔전에서 눈부신 선방을 펼쳤다.
킨스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난 큰 꿈을 꾸는 사람이다. 항상 내 자신의 비전을 만들고 싶어하지만, 이런 일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팀과 함께 정말 기쁘다”며 감격해 했다. 킨스키는 2023년 5월까지 체코 2부 리그에서 뛰었지만 이번 시즌에 눈부신 성장을 보였다. 슬라비아에서 리그 19경기에서 7실점만 하는 놀라운 기록을 내면서 체코의 전설적인 골키퍼 페트르 체흐와 비교되기 시작했다.

토트넘 골키퍼 킨스키가 9일 리버풀전 무실점 승리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으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EPA연합뉴스
킨스키는 골키퍼 집안의 아들이다. 그의 아버지 킨스키 시니어는 체코와 러시아 리그에서 400경기를 뛴 국가대표 출신 골키퍼다. 2006 독일월드컵 무대도 누볐다. 롤모델인 아버지의 지원과 믿음 속에 어린 시절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킨스키는 15세 이하부터 21세 이하까지 체코 청소년 대표팀 골키퍼로 활약했으며 지난해 10월과 11월에 열린 유럽네이션스리그에서 처음 성인대표팀에 뽑혔다. 아직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지만, 토트넘에서 활약을 이어간다면 A매치 데뷔도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첼시의 레전드 골키퍼 체흐와 비교된다는 말에 “그의 경력을 반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나는 다른 길을 가지고 있지만, 그와 같은 방식으로 영국에서 기회를 잡기를 원한다”며 토트넘에서의 성공을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