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활동량이 줄어들어 근육이 약해지고 그 결과 무릎 통증이 심화되기 쉽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문이나 뚜껑을 열 때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처럼 우리의 무릎 관절도 시간이 지날수록 마모되고 기능이 저하된다. 관절이 퇴행하면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 바로 퇴행성 관절염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잘못된 자세와 생활 습관, 무리한 다이어트나 과도한 운동 등으로 인해 젊은 층에서도 환자 수가 늘고 있다. 특히, 손상된 연골은 피부처럼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퇴행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경향이 있다.
질환 초기에는 약물 치료와 운동 요법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이러한 방법으로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정밀 검사를 통해 수술이 필요한지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연골이 심하게 닳아 뼈와 뼈가 직접 맞닿는 경우에는 극심한 통증과 함께 보행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관절의 퇴행이 심해지면 무릎 모양이 변형되어 다리가 O자형으로 휘는 경우도 많다. 나이가 든 어르신들이 다리가 바깥쪽으로 휘어지고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은 이러한 관절 변형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인공관절 치환술을 통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인공관절 치환술은 손상된 관절을 제거하고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이다. 이 수술을 통해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인공관절이 대신 흡수해주므로 통증이 완화되며, 관절의 운동 범위도 회복될 수 있다.
최근에는 한국형 인공관절(PNK)이 주목받고 있다. PNK는 ‘Preservation of Normal Knee Kinematics’의 약자로, 정상적인 무릎 운동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둔 인공관절이다. 한국인 환자 1만 2305명의 해부학적 데이터를 분석해 설계되었기 때문에 서양인 기준으로 설계된 기존 제품보다 한국인의 체형에 더욱 적합하다. 12가지 종류의 다양한 베어링 옵션이 있어 맞춤형 조정이 가능하며, 마모율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 기술은 8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되었으며, 식품의약안전처와 미국 FDA의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하여 신뢰성을 인정받았다.
뿐만 아니라,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맞춤형 수술도구(PSI)와 3D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한 인공관절 수술도 가능하다. 이 방식은 환자의 무릎 모양을 3D 프린터로 분석해 맞춤형 수술도구를 제작한 후 수술을 진행하는 방법이다. 모든 절차가 환자 맞춤형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오차 없이 정밀하게 인공관절을 삽입할 수 있어 수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연세사랑병원의 고용곤 병원장은 “인공관절 치환술은 수술 후 관리가 치료 성패를 좌우한다. 무릎 운동성이 회복됐더라도 재활 치료를 소홀히 하면 무릎이 굳어 움직이기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수술 후 3개월 동안은 전문적인 재활 프로그램을 병행해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며 “퇴행성 관절염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므로, 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