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병헌, 사진제공|넷플릭스
OTT플랫폼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2’(감독 황동혁)의 최대 수혜자는 배우 이병헌이었다. 극 중 프론트맨 인호 역을 맡아 ‘성기훈’(이정재)과 피말리는 심리전 한판을 펼친다.
“시즌1에서 특별출연했는데, 그 작품이 터졌을 땐 당연히 기대가 되더라고요. ‘나 살았으니까 시즌2에 나오겠네?’라고 황동혁 감독에게도 말했죠. 하하. 시즌2 만든다고 했을 때 제주도서 황 감독가 술 한 잔 하는데 ‘어떤 얘기로 만들거야?’ 물었더니 아직 아무 생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업계에서는 인호의 프리퀄이 나오지 않을까 얘기가 나오곤 했는데, 한참 지나서 대본 초고를 봤더니 전혀 다른 이야기가 쓰였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6개월만에 13권의 에피소드를 썼다는데 어떻게 이렇게 짜임새 있게 썼을까’ 감탄했어요. 연출도 잘하지만 이야기를 하는 데엔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감독이구나. 천재예요.”
이병헌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오징어 게임2’로 연기력을 ‘또’ 칭찬받은 기쁜 마음과 두 아이의 아빠로서 느끼는 자부심 등을 위트있게 들려줬다.

배우 이병헌, 사진제공|넷플릭스
■“‘내 연기엔 기시감이 없다’는 칭찬, 너무 소중해”
‘오징어 게임2’에선 그가 연기한 ‘인호’가 단연 돋보인다. 프론트맨이란 사실을 숨기고 ‘오영일’이란 가명으로 게임에 직접 참여해 ‘성기훈’을 조종한다. 독보적인 캐릭터를 이병헌이 맡아 연기를 하니 그 시너지가 상상 이상이다.
“제 연기에 기시감이 없다는 건 정말 소중한 칭찬이에요. 늘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다니까요. 그럼에도 연기 비결을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할 지를 모르겠어요. 전 그저 인물의 형태에 가까이 다가가려고 한 것 뿐이니까요. 그렇다고 배우로서 변신하겠다는 생각에만 골몰한다면 그런 칭찬은 못 들을 것 같아요. 그게 비결이라면 비결일까요? 만약에 제가 기시감 느껴지는 연기를 한다면 아마도 제 자신 역시 재미없을 것 같아요. 기시감 느끼는 순간부터 촬영 끝날 때까지 시들해지지 않겠어요?”

‘오징어 게임2’ 속 이정재(왼쪽)와 이병헌, 사진제공|넷플릭스
사랑하는 작품이지만 논란도 많았다. 함께 연기한 탑(최승현)의 연기력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전 오히려 타노스(탑)가 보여줘야 할 것들을 다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워낙 일반 사람이 생각하기에 이해되지 않는 기운과 에너지를 가진 캐릭터잖아요. 심지어 게임 안에서 마약까지 하는 인물이고요. 대본 봤을 때에도 ‘굉장히 특이한 캐릭터라 누가 해도 눈에 띄겠다’ 싶었는데, 탑이 제대로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같은 소속사 후배인 박성훈이 SNS에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한 일본 AV(성인물) 표지를 올린 논란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박성훈이 연기한 트렌스젠더 ‘현주’라는 캐릭터가 전세계적으로 굉장히 큰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고, 연기도 워낙 잘해냈는데 그런 일이 벌어져 안타까워요. SNS 논란은 개인적인 일이라 제가 뭐라고 말하기에도 뭐하지만, 진짜 안타깝긴 해요.”

배우 이병헌, 사진제공|넷플릭스
■“‘오겜2’ 흥행에 子, 제게서 떨어지질 않네요”
지난해 12월 결혼 10년만에 둘째인 딸을 얻었다. 반백살에 얻은 딸이라 눈에 넣어도 안 아플 터다. 육아가 힘들지 않냐고 묻자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만 짓는다.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에요. 아내인 이민정이 딸을 볼 때 정말 이야기꾼처럼 매번 다른 얘기를 해주는데요. 어떻게 매번 저렇게 다른 이야기가 떠오를까 궁금할 정도예요. 전 아이에게 해주는 건 딱 두가지에요. 아이 이름을 계속 부르거나 ‘아빠 해봐’ 밖에 없어요. 달리 할 게 없더라고요. 하하. 그런데 이민정은 유치원 선생처럼 구연동화도 해주면서 아이에게 진짜 많은 얘기를 해주고 있어요. 저도 연기하듯이 해주라고요? 아, 제가 한 작품들은 다 ‘19금’이라서. 하하.”
이제 11살이 된 아들도 ‘오징어 게임2’ 돌풍 때문에 ‘아빠 껌딱지’가 됐다고 내심 자랑스러워한다.
“아들이 ‘오징어 게임2’를 볼 수 있는 나이는 아니지만 학교 형들에게 얘길 듣거나 유튜브에서 짤을 봐서 알고 있더라고요. 짤을 보고 오는 날엔 그 장면에 대한 질문만 계속해요. 그런데 제가 다 설명해줄 순 없잖아요? 아이가 들으면 안 되는 이야기도 많으니까요. 특히 시즌3 얘기는 아들에게도 말 못해요. 하는 순간 전국의 초등학생들이 다 알게 될 거니까요. ”
요즘엔 엄마인 이민정보다 자신에게 더 붙어있는다며 웃음을 띄었다.
“농구장에 아들이랑 같이 가는 경우가 있거든요. ‘오징어 게임2’ 나오기 전과 후 아들의 태도가 완전 달라졌어요. 저한테 매달려서 떨어지질 않거든요. 뽀뽀도 해주고요. 평소에도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나에 대한 아들의 마음이 이렇게 가벼웠나 싶기도 하고. 주변 친구들에게 제 얘길 할 때 아들도 엄청 자랑스러운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