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15일 인천공항에서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15일 인천공항 출국장으로 들어서며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 외야수 이정후가 15일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빅리그 2번째 시즌 준비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정후는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맺었지만 수비 도중 어깨를 다치며 37경기 출장에 그쳤다. 올해가 아쉬움을 털어낼 기회다.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정후는 “몸 상태는 완벽하다. 지난해 많이 못 뛴 만큼 올해는 많이 뛰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생각뿐”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키움 시절 절친한 후배였던 김혜성이 LA다저스에 입단하면서 둘의 맞대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와 김혜성의 다저스는 MLB에서도 손꼽히는 라이벌 관계다. 이정후는 김혜성에 대해 “실력으로는 내가 얘기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선수”라면서도 “맞대결에서는 우리 팀이 이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하 일문일답.
-부상 이후 한국에서 어떻게 훈련했나
“구단에서 스케줄을 줬고, 트레이너도 한국에 왔다. 같이 훈련하면서 지냈다. 지금 몸 상태는 100%다. 완벽하게 됐다고 말할 수 있다. 시범경기는 감독님이 결정하는 대로 출전할 것 같다. 야외 훈련을 안 한 지 오래돼서 빨리 미국 가려고 했다.”
-미국 팀 훈련은 언제 합류하나?
“25일부터 한다. 그전에는 키움 선발대가 미국 집 가까운 데서 훈련한다고 해서 그쪽에서 할 것 같다.”
-부상 이후 멘털 관리는 어떻게 했는지
“그런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더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설렘도 있고, 마냥 자신감만 차오른 상태가 아니라 좀 더 차분하게 가는 느낌이다. 지금 같은 마음이 오히려 더 좋은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와 아버지 이종범 KT 코치. 연합뉴스
-구체적인 목표는
“최근 2년 동안 계속 다쳐서 경기 많이 못 나갔는데, 안 다치고 많이 뛰는 게 목표다. 팀도 좋은 순위 올려서 포스트시즌에 나가겠다.”
-외신에서 반등해야 할 선수로 지목하더라
“야구선수는 매 시즌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담은 없다. 많이 뛰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뿐이다.”
-유튜브 출연 제의가 많았는데, 다 거절했다고
“선배님들이 좋은 취지로 유튜브 하시는 거라 도와드리고 싶었지만 제 상황 말씀을 드렸더니 이해해 주셨다. 올 시즌 좋은 성적 내고 다시 찾아뵈면 좋겠다.”
-올 시즌 의욕이 강할 텐데
“잘 컨트롤 해야 할 것 같다. 다쳤던 것도, 그 전에 파울 타구 맞고 이틀 동안 경기 못 나갔다가 나간 날이다. 의욕이 강했는데, 그러다 다쳤다.”
-타격 변화를 준 게 있을까
“지난해 짧은 기간에도 보여준 게 있으니까 그것대로 평가받으면 된다. 거기서도 좋은 게 있고, 나쁜 게 있었을 텐데 일단은 그대로 갈 생각이다. 쉬면서 치는 영상을 많이 봤는데 뭐가 문제였는지 파악했고, 그걸 바탕으로 계속 훈련했다. 열심히 훈련해서 빨리 경기를 뛰어보고 싶다.”
-뜬공이 너무 적다는 지적도 있었는데 의식을 했는지.
“그런 건 없었다. 왜 그랬는지 문제점을 알았으니 잘 수정하면 공은 잘 뜰 거라고 생각한다.”

키움 시절 이정후(왼쪽)와 김혜성. 스포츠경향 DB

LA다저스와 계약한 김혜성. LA다저스 인스타그램
-절친한 김혜성도 좋은 소식이 있었다
“가기 전에도 만났고, 포스팅하는 동안에도 계속 연락을 주고 받았다. 마지막에 결정할 때도 (김혜성이) 저한테 물어보고 했다. 너무 잘 됐다. 좋은 팀에 가게 돼서 축하한다고 했다. 같은 지구니까, 똑같은 입장에서 같이 힘내자고 했다.”
-맞대결하면 어떨까
“그런 걸 느낄 겨를은 사실 없을 것 같다. 작년에 (김)하성이 형 만났을 때도 특별한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경기할 때는 그런 생각이 안 들었던 것 같다.”
-팀 동료들에게 김혜성을 소개한다면
“옛날 맨유에서 박지성 선배님 같은 그런 선수라고 저는 생각한다. 실력으로는 내가 얘기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선수니까 그렇게 말을 하고 싶다. 청소년 대표부터 같은 팀에서 뛰었고, 프로에서 같은 팀에서 생활하면서 좋은 기억이 있는데 똑같이 미국에서 뛰게 되니까 신기하다.”
-김혜성과 리드오프 맞대결 가능성도 있는데 양보하고 싶지 않은 기록 같은 게 있다면
“어떤 기록을 세우든 혜성이가 하면 좋은 거니까 나도 좋다. 뭘 해도 상관없는데, 그냥 팀이 이기면 좋겠다.”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가 워낙 라이벌 관계가 강한데
“짧은 기간에도 경기를 뛰어 봤는데, 선수 소개만 해도 야유가 나오더라. 한국은 원정 팬들도 많이 오셔서 좀 중립적인 분위기에서 경기를 했다면 혜성이나 저나 일방적인 분위기에서 경기를 많이 하게 될 텐데 더 재미있을 거로 생각한다.”
-저스틴 벌랜더(사이영상 3회 수상 투수)가 팀에 합류했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MLB에서 슈퍼스타였던 선수다. 함께 뛰게 되어 영광이다. 수비든 공격이든 내가 많은 도움이 되면 좋겠다.”
-김하성이 샌프란시스코 동료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있었는데
“아쉽다기보다는 형이 어디든 좋은 대우 받고, 또 그 팀에서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조만간 좋은 팀과 계약해서 좋은 소식 들려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