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배터리 전기차(BEV) 아닌 엔진과 모터가 함께 달린 하이브리드가 대세였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메이드인코리아의 위상이 갈수록 오르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친환경차 수출 물량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에 차량들이 선적을 대기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친환경차 부문 수출량이 크게 올랐다 .
특히 하이브리드차 수출이 전년 대비 12만대 이상 늘면서 ‘친환경차 수출 부문’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수치상으로 보면 하이브리드전기차인 ‘HEV’는 전년 대비 44.6% 올랐다. 이 연장선으로 보면 친환경차 수출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실제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수출 실적을 잠정 집계 결과,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수출은 전년 대비 3% 증가한 70만7853대를 기록했다. 이는 이전 최대인 2023년 수출 성적을 넘어선 것이자 친환경차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이다.
27만여대를 수출한 2020년과 비교하면 160% 가까이 증가했고, 같은 기간 전체 수출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한 비중은 17% 수준에서 32% 이상 확대됐다.
친환경차 중 최다 수출 모델은 9만3547대가 수출된 현대차의 ‘투싼 하이브리드(HEV)’였다. 투싼 하이브리드에 이어 코나 하이브리드 7만353대, 아이오닉 5 6만8,227대 순으로 수출 성과가 이어졌다. 기아는 니로 하이브리드 6만9545대, EV6 4만2488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3만8297대 순이었다.
특히 하이브리드차 수출은 전년 대비 44.6% 증가한 39만7200대에 달했다. 전체 친환경차 수출 중 56.1%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 우수한 연비, 저렴한 유지비 등의 강점이 부각되며 글로벌 수요가 증가 추세에 있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하이브리드차 라인업 확대, 유연 생산∙판매 체제 등을 통해 시장 수요 변화에 적기 대응하며 괄목할만한 친환경차 수출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
현대차·기아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글로벌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현대차 코나 하이브리드는 독일의 자동차 전문 매체 ‘아우토 빌트(Auto Bild)’가 진행한 비교평가에서 토요타의 코롤라 크로스 하이브리드를 압도하며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역시 토요타 RAV4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기아는 향후 글로벌 고금리∙저성장 기조 확산, 보호무역주의 강화, 업체 간 경쟁 심화 등이 예상됨에 따라 수요에 기반한 유연 생산∙판매 체계를 확립해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적정 재고를 유지하고 최적의 인센티브 운영 전략을 펼치는 등 수익성과 고객가치 중심의 사업 운영을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에 대해서는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로 대응한다. 준중형, 중형 차급 중심으로 적용됐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형, 대형, 럭셔리 차급까지 확대하고, 성능과 연비가 대폭 개선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TMED-Ⅱ 도입도 서두른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기차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만큼 포트폴리오 다양화 전략을 추진한다. 올해 현대차는 대형 전기차 SUV 아이오닉 9, 기아는 SUV 전기차 EV3, EV5, 세단형 전기차 EV4 등을 신규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는 녹록지 않은 대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도 친환경차 수출이 역대 기록을 경신하는 등 2년 연속으로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며 “앞으로도 본원적 제품∙브랜드 경쟁력 강화, 유연한 생산∙판매 체제 구축, 국내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수출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