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3년 차 이승엽 “허경민 계약에 선수들 눈빛 달라지더라··· 올해는 선발 야구, 3년 내 KS 목표 지금도 같다”

입력 : 2025.01.15 15:10
이승엽 두산 감독이 15일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창단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이승엽 두산 감독이 15일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창단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3년 내 한국시리즈’를 약속했던 이승엽 두산 감독이 그 3년째를 맞는다. 9위까지 추락했던 팀을 2023년 부임 첫 해 5위로 끌어올리며 포스트시즌에 나갔고, 지난 시즌은 한 단계 더 오른 4위로 재차 포스트시즌에 나갔다. 그런 성과에도 비판이 작지 않았다. 2년 연속 와일드카드 결정전 탈락으로 아쉬움이 컸고, 시즌 중 불펜 혹사 논란도 있었다.

이 감독은 15일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창단기념식 후 취재진과 만나 “취임 때 한국시리즈 목표는 지금도 당연히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올해가 두산과 계약 마지막해다. ‘국민타자’라는 현역 시절 별명처럼 최고의 스타였던 이 감독이 지도자로 명예 회복을 위한 최대의 기회이기도 하다. 뚜렷한 전력 보강은 없고, 허경민 등 베테랑들의 유출이 있었지만 이 감독은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지난해와는 다른 ‘선발 야구’를 들고 나왔고, 장타자가 즐비하지만 정교함과 클러치가 아쉬웠던 팀 타선을 향해서는 ‘보다 정교해질 것’을 주문했다. 이하 일문일답.

-코치진 변화가 많았다

“고토 고지 코치가 수석 코치, 조성환 코치가 QC 코치를 맡는다. 수석 코치가 할 수 없는 역할이 있을 것이고 그런 부분에서 조성환 코치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즌을 치르는 동안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겠나. 보고 받고 하는데도 한계가 있으니 소통할 수 있는 코치가 필요했다. 조성환 코치가 선수들과 그런 소통이 잘 되는 코치다. 수석 코치 1명이 아닌 2명에게 도움을 받는 거니까, 경기 외적인 부분까지 도움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든다. 경기적으로는 지난해 ‘붕붕이’들이 많았지 않나.(웃음) 삼진도 많고, 클러치에서 헛스윙 비율이 많아 빅 찬스가 무시되는 부분이 많았다. 콘택트를 좀 더 정교하게 하고 싶다. 스윙을 바꿀 수는 없지만, 생각은 좀 더 바꿀 수 있다. 콘택트 비율을 높이고 인플레이 타구를 더 만든다면 상대 실책 등 여러 상황이 나올 수 있으니까. 코치들에게도 그런 걸 요구하겠다.”

-박석민 타격코치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있겠다

“더그아웃 분위기 관련해서 정말 잘 해 줄 거다. 워낙 경험도 많고, 우승도 했고, 좋은 활약을 많이 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연수코치로도 1년을 있었으니, 초보 코치라고 생각 안한다. 경험을 바탕으로,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나니까 형동생처럼 역할할 수 있으면 좋겠다. 타격파트에서 지난해에 비해서도 수치가 전체적으로 오르면 좋겠다.”

-전지훈련 명단 고민이 많았을 텐데

“신인은 박준순이 우선 들어가고, 3라운드 투수 홍민규까지 2명이 들어간다. 박준순은 아직 100% 몸은 아니다. 팔꿈치가 조금 안 좋아서 일주일 정도 뒤부터 시작할 것 같다. 1라운드 지명인 만큼 1군 캠프에서 보고 싶었다. 어차피 1군에서 뛰어야 할 선수다. 홍민규는 제구가 좋다. 마무리캠프 때 봤는데 워낙 상태가 좋더라.”

-마무리캠프를 돌아본다면

“날씨가 생각보다 춥지 않아서 할 수 있는 운동은 다 한 것 같다. 11월, 12월이 중요한 시기다. 11월 훈련하고, 12월에 쉬기만 하면 다시 시작해야 한다. 유지를 잘해야 하는데 선수들을 믿는다. 강승호 같은 경우 매일 아침 9시에 운동장 출근을 했다. 잠실 나올 때마다 얼굴을 한번도 못봤다. 그만큼 성실하다. 캠프 첫날 되면 (누가 잘 준비했는지) 알 거다. 다 잘 준비했을 거로 생각하고, 면밀히 잘 지켜보겠다.”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있는데

“약해졌다고 판단했다면 내가 구단에 보강 요청을 했을 거다. 허경민이 빠진 자리는 당연히 크지만, 빠졌으니까 그 자리는 못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 허경민 계약 소식 듣고 그 다음부터 선수들 눈빛이 달라지더라. 그 자리 차지하겠다는 마음이 강하게 나타난 거다. 그걸 보고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승호 3루는?

“강승호가 3루에 안착할 수 있는지 체크하는게 캠프에서 급선무다. 마무리훈련 때는 회복조였다. 지난해 강승호가 초반에는 굉장히 좋았다가 급격히 떨어졌는데, 사실 능력으로는 그보다 훨씬 더 잘 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수비도 LG 시절 유격수를 봤고, SK 시절 3루도 봤다. 2루는 할 일이 많으니까, 타격을 살리려면 3루가 많다. 요즘 트렌드도 3루수 장타자가 많지 않나. 한화 노시환, LG 문보경, 삼성 김영웅, SSG 최정에 KIA 김도영도 3루수다.”

-2루수, 유격수는 윤곽이 잡혔나

“아직. 박준영, 이유찬, 박계범, 오명진, 박지훈, 여동건, 박준순까지 2루와 유격 자원이 7명이다. 지난해는 유격수로 박준영을 생각했는데 부진 플러스 몸상태로 풀타임이 안됐다. 1년 내도록 유격수 지킬 수 있는 강한 선수가 필요하다. 강승호 외에 키스톤은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불안보다는 기대가 크다.”

-강승호 3루가 안된다면

“그러면 머리가 아파진다. (웃음) 3루는 장타를 쳐야 한다. 노시환도 그렇고, KIA 김도영도 3루를 보낟. 강승호가 해주면 좋겠다. 대안은 있고, 그 선수들 수비는 크게 걱정 안한다. 수비 위주 선수들이니까. 하지만 3루는 공격이 배가가 돼야한다. 강승호가 그런 면에서 3루로 들어가줘야 팀으로 볼 때 맞지 않은가 싶다. 여동건이나 오명진은 2루가 좀 더 잘 맞는다. 강승호가 2루에 있으면 그 선수들의 활용 가치가 좀 떨어지니까, 모든 걸 고려할 때 승호가 우선은 3루로 들어가야 한다.”

-올해 목표는

“취임 할 때 ‘3년 내 한국시리즈’가 목표라고 했고, 지금도 당연히 같은 생각이다. 내부적으로 경쟁구도가 잘 잡혔고, 지난해 두각 보인 투수들이 건재하다. 곽빈까지 원투스리펀치는 국내 톱이고 4선발 최승용, 5선발 자원인 최준호, 최원준, 김유성도 뒤처지지 않는다. 선발은 최고라고 자부한다. 김택연이나 이영하, 이병헌 이런 선수들 부담 줄이려면 선발이 5이닝 이상 투구를 해야 한다. 지난해와 다르게 중간, 마무리 투수들 무리하지 않도록, 1이닝 동안 최고의 퍼포먼스를 만들도록 해야하지 않겠나.”

-지난 2년을 돌아본다면

“12월, 1월 두 달이 굉장히 길게 느껴졌다. 마지막 경기 때 팬들의 실망도 있었고, 저희도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해가 바뀌었는데 그때 생각을 계속 가지고 갈 수는 없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선수들과 2025년을 뛸 것이고 벌써부터 부정적인 생각은 하고 싶지 않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선수들과 스태프, 프런트까지 삼위일체가 돼서 (두산이 약하다는) 외부 관계자들의 평가가 잘못됐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그것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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