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파트릭 클라위버르트 감독이 12일 취임식에서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파트릭 클라위버르트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여전히 신태용 감독 경질 후폭풍 등에 시달리며 시끄러운 축구계를 향해 “화합”을 강조했다. 팬과 축구계가 새롭게 구성된 코칭스태프와 함께 ‘원팀’ 정신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클라위버르트 감독은 15일 인도네시아 청소년체육부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공개된 영상 인터뷰에서 축구계의 단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 감독 클라위버르트입니다”며 팬에게 인사한 뒤 “경기장 안팎에서 하나의 팀으로 뭉치고 화합의 정신으로 함께 전진하자”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가 함께할 때 인도네시아 축구를 위해 큰 일을 성취하고 월드컵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다.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클라위버르트 감독이 지난 12일 공식 취임했지만, 인도네시아는 아직도 신태용 감독 경질 이후 거센 후폭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신태용 전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많은 선수들이 신 감독이 떠난 것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가운데, 무엇보다 현지 축구팬들이 석연찮게 신 감독을 경질한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축구팬들은 부임 후 5년간 좋은 성적을 내고 인도네시아 축구를 한 단계 끌어올린 신 감독이 뚜렷한 이유 없이 갑자기 해임한 것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019년 12월부터 인도네시아를 맡은 신 전 감독은 2020 미쓰비시 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준우승과 2023 아시안컵 첫 토너먼트 진출(16강)을 일궜고, 2024 파리 올림픽 예선을 겸한 지난해 U23 아시안컵에서는 4위를 차지했다. 최근 끝난 미쓰비시컵 대회 4강 진출 실패가 경질 이유로 꼽히지만, PSSI와 현지 언론은 대회 내내 미래를 보고 22세 이하 선수들을 이끌고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며 신 감독을 옹호했다.
특히 신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현재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에서도 3위(승점 6)로 선전하고 있다. 본선 직행 마지노선인 2위 호주(승점 7)와 승점 1 차에 불과한 상황에서 신 감독이 중도 하차하게 되자 팬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더구나 클라위버르트 신임 감독이 화려한 선수 경력과 달리 감독으로는 이럴다 할 커리어가 없다는 점과 현역 시절 무면허 운전 중 살인 혐의로 법적 문제를 겪었던 점 등을 들어 반대하는 팬이 많다.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장(가운데)이 12일 신임 클라위버르트트 감독(오른쪽) 취임식에서 유니폼을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클라위버르트 감독도 이런 분위기를 알고 대표팀을 빠르게 안정화시키기 위해 팬을 비롯한 축구계의 단합이 중요하다고 보고 이날 인터뷰에서 “화합”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