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다채로웠나…‘검은 수녀들’ 송혜교의 변신은 무죄

입력 : 2025.01.16 00:05
배우 송혜교가 지난 14일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진행된 영화 ‘검은 수녀들’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혜교 인스타그램 캡처

배우 송혜교가 지난 14일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진행된 영화 ‘검은 수녀들’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혜교 인스타그램 캡처

학폭 피해자·구마수녀 등 청초한 이미지 버린 연기 변신…유튜브·예능 나와 털털함 보여주고 음원 발매로 가창력 입증

오는 24일 영화 ‘검은 수녀들’을 개봉시키는 배우 송혜교의 인기가 부쩍 뜨겁다. 영화는 아직 개봉 전이지만, 그의 쇼트커트 헤어가 연일 화제를 모으는 등 송혜교를 놓고 느끼는 바닥 민심은 이미 설설 끓어올랐다.

이유는 예전과 부쩍 달라진 송혜교의 행보 때문이다. 그는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을 포함한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절친한 가수 강민경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는 데뷔 처음으로 브이로그 형태의 영상도 선보였다.

또 한 명의 절친한 사이인 가수 겸 프로듀서 정재형의 채널 ‘요정재형’에선 꽤 오랜 시간 동안 토크를 하기도 했다. 1996년 드라마에 단역으로 데뷔해 19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심지어 2020년대에도 톱스타로 활동하면서도 우리는 이렇게 송혜교가 긴 시간 노출이 된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당장 그가 등장한 유튜브 콘텐츠는 공개 직후 ‘인급동(인기 급상승 동영상)’에 빠짐없이 들었고, 그가 걸치듯이 자연스럽게 입고 나온 셔츠와 재킷 등의 브랜드와 가격대를 묻는 질문이 쇄도했다.

왼쪽부터 ‘검은 수녀들’ 유니아 수녀 역 스틸, tvN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모습, ‘후애’ 음원 재킷 이미지.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tvN·UAA 제공

왼쪽부터 ‘검은 수녀들’ 유니아 수녀 역 스틸, tvN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모습, ‘후애’ 음원 재킷 이미지.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tvN·UAA 제공

이러한 관심은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송혜교’에 대한 궁금증이 술술 풀려나가는 과정에서 나오는 쾌감 때문이다. 송혜교는 30년에 가까운 연기 생활 동안 하지 않던 일들을 최근 들어 부쩍 많이 시도하고 있다.

우선 그의 연기다. 권혁재 감독의 영화 ‘검은 수녀들’에서 그는 구마, 퇴마의식에 나서는 유니아 수녀를 연기한다. 그의 첫 오컬트물 도전임과 동시에 수녀 역할 도전이다. 이미 2022년 학교 폭력의 피해자로 등장한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서 강렬한 스릴러의 느낌을 냈던 송혜교는 당시의 큰 성공 이후 더욱 자신감을 얻었다. 공개된 ‘검은 수녀들’의 스틸에서 그는 훨씬 더 차갑고 담대한 모습으로 카메라에 마주 섰다.

이는 예능에서 선보인 자연스러운 매력으로 깨져나간다. 그는 지난 8일 방송된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다. 그가 방송에서 자연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2007년 올리브 채널의 ‘쉬즈 올리브’ 이후 18년 만이고, 토크쇼로는 무려 23년 만의 등장이었다.

송혜교는 ‘가을동화’ 촬영 당시의 일화를 비롯해 배우로서, 여자로서, 인간으로서 정점의 인기를 누렸던 20대부터 시련도 있었던 30대 그리고 이를 딛고 일어나 ‘더 글로리’를 만나기까지 배우로서의 여정도 솔직하게 밝혔다. 늘 청초한 모습에 아기자기할 것 같은 그의 외모 속에 웬만한 상남자 못지않은 털털함이 끼어있다는 사실을 깨닫자 대중의 반작용은 컸다.

이 뿐만 아니라 그는 노래실력도 뽐냈다. 2012년 존박과 함께 화장품 광고 음악을 위해 듀엣을 한 경험이 있는 송혜교는, 강민경과 함께 준비하던 캠페인 음원이 생각보다 완성도가 높자 지난 10일 아예 음원을 냈다. 엄정화의 1997년 노래를 리메이크한 노래로 의외의 가창력을 보이며, 또 다른 송혜교를 발견하는 재미를 줬다.

송혜교의 일상과 모든 것이 이렇게 화제가 되는 이유는 그가 외부로의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커리어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1998년 SBS ‘순풍산부인과’로 청춘스타로 떠오른 이후 ‘가을동화’ ‘올인’ ‘풀하우스’ ‘그들이 사는 세상’ ‘태양의 후예로 이어지는 2000년대, 2010년대 그는 가장 뜨거운 스타였다.

하지만 송중기와의 결혼 후 이혼을 거치면서 루머의 희생양이 됐고, 결과적으로 그를 대중으로부터 더욱 숨기는 이유가 됐다. 하지만 그는 방황과 고민 끝에 다시 ‘더 글로리’로 일어났고, 40대에 접어든 지금 한결 편하고 차분한 모습으로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토록 다채로운 송혜교가 있는 줄은, 송혜교 스스로도 몰랐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검은 수녀들’을 시작으로, 절친인 노희경 작가의 신작 ‘천천히 강렬하게’에 캐스팅돼 시대극으로 안방에 돌아온다. 더욱더 다채롭고 넓어진 송혜교, 비로소 드러난 그의 매력에 대중이 열광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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