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어른’ 논쟁…윤 대통령 체포 후 ★ 찬반대립 격화

입력 : 2025.01.16 14:18
가수 나훈아. 사진 예아라 예소리

가수 나훈아. 사진 예아라 예소리

지난 15일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체포·구금됐다. 지난달 비상계엄 선포에 이어 탄핵, 체포영장 발부, 체포·구금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의 정치적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적 입장이 다른 연예인들의 갈등도 격화하고 있다. 이들은 때로는 공개석상에서, 때로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전하는데 망설임이 없다.

16일 연예계에는 때아닌 ‘어른 논쟁’이 불이 붙었다. 가수 나훈아가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은퇴 콘서트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에서 한 발언이 시작이었다. 나훈아는 당시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난리를 치고 있다. 왼쪽, 너는 잘했냐”고 말했다.

가수 이승환. 사진 드림팩토리

가수 이승환. 사진 드림팩토리

그러자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야권인사들의 반발을 샀다. 그러자 나훈아는 12일 콘서트에서 말을 더 얹었다. 나훈아는 “내 이야기를 두고 야당 국회의원인지 뭔지 입 다물라고 하더라”며 “(왼쪽) ‘니는 잘했나’의 뜻은 그래, (오른쪽이) 별로 잘한 건 없어. 그렇지만 (왼쪽) ‘니는 잘했나’라는 이야기”라며 “나보고 뭐라고 하는 저것들, 자기 일이나 똑바로 하라. 어디 어른이 이야기하는데 XX들을 하고 있느냐”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자 이는 야권성향 연예인들의 반발을 샀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가수 이승환은 지난 13일 자신의 SNS에 영화 ‘어른 김장하’ 관람을 독려하며 “‘노인’과 ‘어른’은 구분돼야 한다. 얕고 알량한 지식, 빈곤한 철학으로 그 긴 세월에도 통찰이나 지혜를 갖지 못하고 그저 오래만 살았다면 ‘노인’이다. ‘어른’은 귀하고 드물다”고 적었다.

배우 김의성. 사진 스포츠경향DB

배우 김의성. 사진 스포츠경향DB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를 공개하는 배우 김의성 역시 15일 SNS에 자신의 캐릭터 스틸을 공유한 후 “딱 봐도 훌륭한 어른”이라고 적었다. 이 게시물은 이내 삭제됐지만, 이승환과 마찬가지로 ‘어른’이라는 키워드를 쓰면서 나훈아의 말에 대한 반발이 아닌지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이렇게 한 연예인의 발언이 다른 연예인의 발언을 부르고 공식석상이든 온라인상이든 논박의 장이 만들어진 것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탄핵 국면부터 많은 연예인들이 선결제나 응원의 게시물을 올리자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연예인들이 본격적으로 대응에 나서기 시작했다.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배우 최준용. 사진 최준용 SNS 캡쳐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배우 최준용. 사진 최준용 SNS 캡쳐

가수 JK김동욱은 서울 한남동 윤 대통령 관저 앞 집회 인증사진을 올리며 공수처를 비판했다. 또한 이를 비판하는 누리꾼들과 언쟁을 벌였다. 배우 최준용과 가수 김흥국 역시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했을 뿐 아니라 연단에도 직접 올라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표현했다.

과거 연예인들은 각종 불이익을 우려해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데 주저함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그러한 성향이 갈라진 진영대립의 사회에서 한쪽의 지지를 받는 활동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는 정치적인 의견을 드러내는 연예인이라는 뜻의 ‘폴리테이너’ 바람과 더불어 2020년대 연예계를 설명하는 큰 특징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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