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규정을 통해 드러난 ‘지불의사’ 살펴보니
WAR 0에 5000만원, 5에 14.5억원 쓸 수 있어
보류권에 묶인 김도영 10억원 감액해도, 최소 4.5억원 이상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 쏠뱅크 KBO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2024.11.26 권도현 기자
KIA 김도영은 2024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리그 MVP가 당연히 여겨지는 성적을 냈고, 기록을 세웠고, 어쩌면 그 보다 더 높은 인기와 관심을 누렸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관심은 김도영의 ‘연봉’에 쏠린다. 과연, 얼마나 받을 것인가. 역대 4년차 최고 연봉 기록은 이정후가 2020년 기록한 3억9000만원이다.
KBO리그는 연봉에 대한 규정이 없다. 연봉조정신청이라도 제대로 열렸다면 여러가지 근거와 기준이 마련됐을텐데, 올해도 연봉조정을 신청한 선수는 한 명도 없다. 게다가 과거 이대호의 ‘5000만원’ 파문 때 리그는 각 구단별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식의 전례를 만들어버렸다. 다른 구단의 비슷한 성적 선수와 비교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도영의 적정 연봉을 예상해 볼 수는 있다. KBO리그 규정에서 몇 가지 힌트가 있다.
KBO리그 1군 최저연봉은 5000만원이다. 1군 최저연봉은 딱 ‘대체선수’에 해당한다. 승리기여도 WAR를 계산할 때 기준이 되는 것이 대체선수고, 이는 WAR 0에 해당한다.
KBO리그는 새 외인의 연봉 상한선을 100만달러로 정했다. 환율이 폭등하는 바람에 14.5억원이나 된다. 새 외인에게 기대하는 WAR은 5.0(이하 스탯티즈 기준) 정도로 추정된다. 2024시즌 기준 10위, 11위에 해당한다. KIA 양현종이 5.01, 두산 곽빈이 5.00이다. 이 정도 활약이라면 재계약을 고민할 수 있다. 4.33의 디트릭 엔스(LG)는 교체됐다.
따라서 WAR 0일때 5000만원, 5일때 14.5억원을 쓸 기대값이 존재한다.

김도영
그런데 2024시즌 김도영의 WAR은 무려 8.32나 된다. 2014년 이후 11시즌 동안으로 따졌을 때 역대 4위다. 2015년 NC 테임즈(10.72), 2020년 KT 로하스(9.04), 2022년 키움 이정후(8.50)의 뒤를 잇는다. 모두 MVP를 탔다.
김도영의 2024시즌이 ‘깜짝 활약’이라고 가정하더라도, 김도영에게 2025시즌 기대할 수 있는 WAR 값은 5이상이 분명하고, KBO리그는 이 정도 선수에게 14.5억원을 기꺼이 지불할 수 있는 리그다.
FA 시장에서는 WAR 1당 4억원 정도의 지불의사를 보이는 리그다. 물론 FA 시장에서는 경쟁이 존재하고, 한 번 계약하면 최소 4년 이상의 ‘보류권’을 유지한다는 특수성이 존재한다. 김도영이 WAR 8을 찍고 FA 시장에 나온다면 128억원을 기본으로 두고 협상에 나설 수 있다.

프리미어12 대표팀 김도영이 지난 15일 B조 예선 일본전을 앞두고 경기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김도영은 메이저리그식으로 따지면 ‘서비스 타임’이 아직 남았다. 보류권에 대한 이적료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고 이는 감액 요인이다. KIA는 FA가 1년 남은 조상우를 영입할 때 10억원을 지급했다. 지명권 2장이 ‘트레이드 대가’라고 본다면, 10억원은 보류권에 대한 가격이라고 볼 수 있다.
김도영의 2025시즌 최소 기대 WAR이 5라고 한다면, 가치는 새 외인 이상이다. 적어도 100만달러는 가능하다. 다만, 보류권에 묶여 있는 상황을 고려해 10억원을 감액하더라도 김도영이 적어도 4억5000만원을 받아야 하는 근거로는 충분하다.
이정후가 2020년 3억9000만원을 받았는데, 2019시즌 WAR은 4.50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