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트넘의 손흥민이 19일 에버턴과의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가 끝난 후 실망한 표정을 짓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이 에버턴전 2-3 패배로 리그 3연패에 빠지며 15위까지 추락했다. 지난여름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의 거액 제안을 거절했던 손흥민이 자신의 선택을 되돌아보게 될지도 모를 상황에 직면했다.
19일 에버턴과의 원정 경기에서 토트넘은 전반전에만 3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이날 선발 출전한 손흥민(32)은 전반 23분 데얀 쿨루세브스키의 절묘한 패스를 받아 노마크 찬스를 맞았지만, 마무리가 좋지 않아 조던 픽포드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이어진 반격 과정에서 에버턴은 추가 골을 넣으며 토트넘을 무너뜨렸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은 손흥민에게 팀 내 5번째로 낮은 평점 6.8점을 부여했다.
지난해 여름 토트넘이 겪은 대대적인 변화 속에서도 잔류를 선택한 손흥민의 결단은 당시 구단과 팬들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해리 케인의 이적으로 팀의 새로운 상징이 필요했던 시점에 총액 1800억원에 달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의 제안을 거절하고 팀의 주장 완장까지 차게 된 그였지만, 현재 팀이 처한 위기 상황에서 그 선택이 자신을 옥죄는 부담으로 돌아오게 됐다.
손흥민과 동갑내기인 리버풀의 핵심 공격수 무함마드 살라흐는 사우디 알힐랄로부터 비슷한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매체는 이적이 임박했다고 전하는 가운데, 연봉은 약 1150억원을 제안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EPL의 최정상급 공격수들이 잇따라 사우디 리그행을 선택하는 흐름 속에서, 손흥민의 거취에 관한 관심도 다시 한번 커지고 있다.
현재 토트넘은 7승 3무 12패로 승점 24점에 그치며 강등권과는 불과 8점 차이다. 구단 역사상 최악의 성적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며, 팀 주장으로서 손흥민의 책임감도 더욱더 무거워지고 있다. 특히 최근 3연패 과정에서 보여준 수비진의 불안정한 모습은 남은 시즌 강등권 추락 우려마저 낳는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실점한 다음 상황을 뒤집기 어려워하고 있다”며 팀의 현 상황을 자책했다. 토트넘은 다가오는 24일 호펜하임과의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