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공개된 방송인 이지혜의 채널 ‘밉지않은 관종언니’에 공개된 개그우먼 김효진(왼쪽부터), 김지선, 조혜련 출연장면. 사진 밉지않은 관종언니 채널 방송화면 캡쳐
바야흐로 웹예능의 시대. 개그우먼들의 생존방식은 연대다.
지난 2024년은 지상파 예능이 움츠러들고, 개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비롯한 웹 예능의 기세가 높았던 한 해였다. TV에서 방송되는 지상파나 케이블, 종합편성채널의 예능은 ‘오디션’이나 ‘연애 리얼리티’ 같은 일정한 흐름을 만들지 못했고, 오히려 많은 부분을 웹 예능에 넘겨줬다.
그중 토크 예능이 많았다. 유재석이 진행하는 ‘핑계고’를 비롯해 신동엽의 ‘짠한형’, 탁재훈의 ‘노빠꾸 탁재훈’, 이영지의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정재형의 ‘요정재형’, 박나래의 ‘나래식’ 등 유명 예능인들이 저마다의 채널에서 토크 형식의 예능 전성시대를 열었다.
그러다 보니 예능을 전업으로 삼는 예능인, 특히 개그우먼을 비롯한 여성 예능인들의 설 자리가 대폭 줄었다. 이영자, 장도연, 박나래, 김숙 등 최근 각광받던 여성 예능인의 활동도 위축되면서 그 자리를 개그우먼들의 ‘연대’가 채웠다.
40대 이상의 ‘언니들’ 중에서는 이경실, 조혜련, 김지선, 김효진 등 중견급 개그우먼들의 연대가 강했다. 이들은 채널A ‘4인용식탁’, SBS ‘신발벗고 돌싱포맨’ 등 TV 예능뿐 아니라 이지혜의 ‘밉지않은 관종언니’, 이경실의 ‘호걸언니 이경실’ 등의 웹 예능에도 출연해 입담을 뽐냈다.

개그우먼 이은형의 채널 ‘기유TV’에 출연한 개그우먼 박소영(왼쪽부터), 오나미, 이은형, 김민경. 사진 기유TV 방송화면 캡쳐
이들의 콘텐츠는 주로 기본 20년을 훌쩍 넘는 ‘짬바(짬에서 나오는 바이브)’의 수위 높은 개그였다. 이들은 연애와 결혼, 출산과 육아를 넘나드는 토크를 펼치다가도, 빡빡한 방송가의 현실에 부딪혔던 가슴 아픈 이야기도 하며 심금을 울렸다.
이 바로 밑 세대로는 김민경, 오나미, 김승혜, 박소영 등으로 이어지는 KBS 공채 개그우먼 출신들이 있다. 이들 역시 최근 박소영이 남편 야구선수 출신 문경찬과 함께 출연하는 SBS ‘동상이몽 2-너는 내 운명’에 함께 나와 입담을 뽐냈다.
또한 개그우먼 이은형의 ‘기유TV’, 개그우먼 신봉선의 채널 ‘신봉선’, 송은이의 채널 ‘비보TV’ 등의 웹 예능 토크쇼에 나와 우정을 뽐냈다. 이들은 KBS를 기반으로 했다는 차이는 있지만, 결혼과 출산, 육아 등 굵직굵직한 인생의 대소사를 서로 챙기며 연대 중이다.
실제 이들의 밑 세대 20대부터는 이들을 묶어줄 코미디 프로그램의 존재가 희박하고 이들을 이을 스타성도 부족해 TV 개그우먼의 명맥을 잘 잇지 못하고 있다. 최근 개그 유튜버 등 크리에이터와 공채 출신 개그맨들의 경계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이들의 연대는 이들의 생존마저도 보장하는 든든한 이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