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제공
김도영(22·KIA)이 KBO리그 4년차 사상 최고 연봉을 받는다.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가 갖고 있던 기록을 1억 이상 단숨에 뛰어넘었다.
KIA는 21일 김도영과 연봉 5억원에 재계약 했다고 발표했다. 3년차였던 지난해 연봉 1억원에서 무려 400%인 4억원이 뛰어올랐다.
5억원은 프로야구 역대 4년차 선수 최고연봉이다. 이정후가 2020년 3억9000만원으로 세워놓은 기록을 김도영이 5년 만에 깼다. 역시 이정후가 갖고 있는 5년차 최고연봉기록(5억5000만원)보다 5000만원 모자라는 연차대비 초고액 연봉이다.
400% 인상된 선수는 KIA 구단 창단 이후 김도영이 처음이다. 저연봉 선수 중에서도 400%가 한 번에 인상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종전 KIA에서 최고 인상률은 233.3%로 양현종이 2015년 1억2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최지민이 2024년 3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오른 바 있다.

KIA 김도영이 21일 연봉 계약을 마치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2022년 입단한 김도영은 올해로 4년차를 맞는다. 신인 때 최저연봉 3000만원으로 시작해 2023년 5000만원, 지난해 1억원으로 차근차근 올랐던 연봉이 지난해 폭발적인 활약과 함께 4년차에 5억원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신인 시절부터 독보적이었던 이정후가 키움에서 데뷔 첫해부터 매년 특급 활약을 해 2년차에 1억1000만원, 3년차에 2억3000만원, 4년차에 3억9000만원을 받은 것과 달리 김도영은 여느 젊은 선수들의 성장 속도와 비슷하게 출발한 뒤 3년차의 특급 활약 한 방으로 이정후의 4년차 때 연봉을 1억1000만원이나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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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은 지난해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출루율 0.420 장타율 0.647로 득점과 장타율 1위에 올랐고 OPS도 1위(1.067)를 차지했다. 최연소 및 최소경기 30홈런-30도루 기록을 중심으로 리그 역사에 남을 여러 기록을 써내면서 KIA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골든글러브 3루수 부문, 그리고 연말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휩쓸었다. 전년도 5강에도 들지 못했던 KIA 우승에 절대적인 역할을 한 김도영은 스탯티즈 기준 지난 시즌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에서도 리그 전체에서 압도적인 1위(8.32)를 기록했다.
역대급의 성적 자체만으로도 인상 요인이 충분한 데다 김도영 마킹 유니폼 판매 매출만 100억원이 넘었다. KIA 마케팅 효과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아 김도영의 4년차 최고 연봉 기록 경신은 일찍이 기정사실화 되기도 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는 연봉 협상에 있어 늘 보수적인 구단이었다. 그러나 우승 시즌인 데다 역대 최고 흥행 시즌이라는 점을 감안해 올해 선수단 연봉 협상에 비교적 유연성을 발휘했다. 더구나 역대급 성적을 낸 김도영에게는 구단 역사상 유례없는 400% 인상률과 연차 최고연봉기록으로 답했다.
리그를 점령했던 만큼 김도영의 연봉은 연일 초미의 관심사였다. 김도영의 연봉 계약을 가장 마지막으로 미뤄뒀던 KIA는 관례를 깨고 이날 김도영의 연봉만 따로 발표했다.
고졸선수의 경우 8년 간 자격요건을 채우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되고 7년을 채우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다. 4년차는 딱 그 중간, 대부분 선수의 가치가 진짜 가려지기 시작하는 시기다. 이정후에 앞서 4년차 최고연봉 기록은 류현진(2009년·2억4000만원)이 11년 간 갖고 있었다. 이름만으로도 KBO리그를 점령했던 선수들의 뒤를 김도영이 또 한 번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