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두코디르 후사노프(왼쪽)가 20일 맨시티와 계약하면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맨시티 홈페이지
우즈베키스탄, 프랑스에서 “탱크” “기차” “괴물”로 불린 강력한 젊은 수비수가 불과 2년 만에 400배 높은 몸값으로 기록하며 우즈베키스탄 최초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BBC는 21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가 랑스(프랑스)에게 이적료 3360만 파운드(약 593억원)를 주고 중앙 수비수 압두코디르 후사노프(21)를 영입했다”며 “2022년 프로 입문 후 3년 만에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그는 축구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유망주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계약기간은 무려 4년 6개월이다.
후사노프는 타슈켄트에 기반을 둔 클럽 분요드코르 아카데미에 7살 때 들어갔다. 재능과 멀티 플레이 능력 덕분에 그는 두 살 형들과 바로 기량을 겨뤘다. 아버지이자 전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 후크마트 호시모프는 17세인 아들을 벨라루스 클럽 에네르게틱으로 이적시켰다. BBC는 “18세가 되면서 프로 출전 자격을 얻은 후사노프는 놀라운 기량을 바로 뽐냈다”며 “센터백으로 뛰면서 2022년 벨라루스 1부 리그에서 팀을 믿기 힘든 2위로 이끄는 데 기여했다”고 전했다.
후사노프는 2023년 3월 아시아축구연맹 20세 이하 아시안컵에 참가해 우승을 이끌었고 그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16강까지 올랐다. 그때 랑스가 그를 보고 지불한 이적료는 겨우 8만4000파운드(약 1억 4836만원)다. 랑스 관계자는 “후사노프가 최고 리그에서 왔다면 이적료는 1억 유로였을 것”이라며 “그는 우리 수비진 서열을 뒤흔들며 위대한 미래를 약속한 선수”라고 자평했다. 이번 맨시티 이적으로 랑스는 ‘푼돈’을 투자한 지 2년 만에 400배 고수익을 낸 셈이다.

태클하는 압두코디르 후사노프. 게티이미지
‘탱크’ ‘기차’ ‘괴물’ 등은 랑스에서, 고국에서 붙은 별명들이다. 그는 키가 1m86으로 장신이다. BBC는 “강력한 태클, 공중 경합 능력으로 유명한 강력한 수비수”라며 “볼을 다루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특히 두드러지는 것은 속도다. 그는 빠른 공격수를 따라잡을 수 있고 신속히 자기 진영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랑스 사령탑인 윌 스틸 감독은 “미드필드로 깊숙이 들어가 압박하는 걸 좋아하고 결투에서 강하다”며 “무엇보다 운동신경이 매우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의 이름인 압두코디르는 우즈베키스탄어로 ‘전능하다’는 뜻이다. BBC는 “부모가 이름을 지을 때 놀라운 예지력을 발휘했거나 단순히 운명이었는지 모르지만, 그 이름은 정말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겟프렌치풋볼뉴스’ 편집장 루크 엔트위슬은 “아직은 다듬어져야 할 원석”이라면서도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손을 대면 10년 후에 이적료 4000만 유로가 푼돈처럼 보일지 모른다”고 기대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지난 10년 동안 경기장 시설, 유소년 육성 등에 막대하게 투자했다. 아시아축구 전문가들은 “후사노프의 등장은 시간문제였다”며 “앞으로 더 많은 뛰어난 선수들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즈벡은 현재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조 2위에 자리해 월드컵 첫 출전을 향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스포츠우즈벡’ 수흐롭 콜베코프 기자는 “몇 년 전만 해도 우즈베키스탄 축구를 비웃는 게 흔했는데 모든 걸 후사노프가 무너뜨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