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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거’, 결국 차별점은 ‘언론의 길’

입력 : 2025.01.21 15:53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트리거’ 포스터.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트리거’ 포스터.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사회의 어둠을 밝히는 정의의 무리. 이러한 서사는 대한민국 드라마에 도도하게 흘러오는 큰 강과 같은 주제다. 과거로부터 따지면 MBC ‘수사반장’류 공권력의 수사물. SBS ‘모범택시’나 ‘열혈사제’ 등에서 보이는 사적복수를 내세운 장르. 그리고 SBS ‘낭만닥터 김사부’나 ‘천원짜리 변호사’, KBS2 ‘김과장’ 등에서 보이듯 의학이나 법정, 오피스물에 뒤섞는 복합장르 스타일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트리거’는 권신징악의 메시지를 ‘언론’의 틀로 들고 들어왔다는 차이점이 있다. 물론 다양한 언론을 다루는 작품은 많이 있었다. MBC ‘스포트라이트’는 기자생활의 애환을 좀 더 다뤘고, JTBC ‘허쉬’는 언론사 안팎의 비리를 다뤘다.

‘트리거’는 언론의 본령을 내세우는 이들의 좀 더 본격적인 활극이다. 가상의 방송사 KNS를 배경으로 인기 탐사보도 프로그램 ‘트리거’를 설정하고, 이 팀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 관록의 주인공 김혜수가 ‘트리거’의 팀장이면서 메인PD 그리고 진행자를 겸하는 오소룡 역을 맡았다. 그밑에 동물을 좋아하고 사람을 믿지 않지만, 낙하산 PD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는 한도 역을 정성일, 생계형 계약직 조연출이지만 열정은 충만한 강기호 역에 주종혁이 출연한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트리거’ 한 장면.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트리거’ 한 장면.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사회의 어둠은 드라마에서 여러 양상으로 펼쳐진다. ‘트리거’는 이를 좀 더 다층적으로 다룬다. 일단 ‘트리거’는 탐사보도 전문 프로그램으로 사회의 비리와 부정, 부조리를 파헤치는 임무를 갖고 있다. 1회 ‘믿음동산’ 에피소드는 실제 있었던 ‘아가동산’ ‘오대양사건’ 등을 모티프로 하고 있고, 2회에서는 반려동물 살해사건이 주도적이지만 그 밑에 부천 초등생 살해사건을 연상하게 하는 전개가 흘러간다.

하지만 또 다른 위협도 있다. 바로 내부에서부터의 위협이다. ‘트리거’팀은 매번 종교와 기업, 정치권력과의 충돌을 불사하기에 방송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존재다. 그런 와중에 내부적으로 불륜사건이 불거지고, 외부에서 이를 빌미로 팀을 흔드는 존재가 등장한다. 결국 오소룡 팀장은 회사 수뇌부와 그 존재를 밝혀내는 내기에도 들어갔다. ‘트리거’팀은 안팎의 두 문제를 겸해서 처리해야 한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트리거’ 한 장면.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트리거’ 한 장면.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에피소드 당 하나의 사건을 상정해 이를 취재하고 파헤친다는 점에서는 다른 작품과 비슷하다. 신념이 있지만, 유연성은 없는 인물과 지나치게 조직에 순응하려는 인물 또는 조직을 벗어나려는 인물과의 갈등 역시 비슷하다. ‘트리거’는 익숙한 틀거리 위에서 김혜수, 정성일, 주종혁이 각자의 캐릭터에 충실하면서 나오는 재미를 추출했다.

하지만 결국 차별점의 핵심은 이들이 ‘언론’이기에 겪는 딜레마에 있다. 인물들은 끊임없이 “우리가 경찰이야? 수사권이 있어?”라는 말을 되묻는다. 이는 현재 모든 언론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고발할 수는 있지만 단죄할 수는 없는 언론 본연의 딜레마가 시종일관 인물들을 괴롭혀야 한다. 그리고 내부의 불륜사건은 그 언론이 과연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자기반성의 코드도 남겨있을 수 있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트리거’ 한 장면.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트리거’ 한 장면.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결국 ‘트리거’는 이러한 언론으로서의 딜레마와 특징이 잘 드러나야 다른 작품과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이후 공개될 수많은 디즈니플러스 작품들의 선발대로서 대중에게 ‘사이다 활극’으로 기억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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