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 원로들이 2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법원의 가처분 인용 등 파행을 맞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와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90세 전후 축구 원로들이 파행을 거듭하는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우려를 표명하며 호소문을 발표했다.
한국축구 원로인 모임은 22일 축구회관 앞에서 발표한 입장문에서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가 예정대로 치러지지 못하고 파행을 거듭하면서, 한국 축구의 한 세대를 담당했던 축구 원로들은 큰 실망감과 함께 한국 축구의 앞날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선거가 원만하게 이뤄지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축구 원로인 모임은 “회장 선거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새 지도자를 선출하는 중대한 절차로, 공정하고 축제 분위기 속에서 치러져야 마땅하다”며 “하지만 이번 선거는 입후보자 간의 과열 경쟁과 상호 불신으로 인해 당초 일정이 연기되고, 선거운영위원들의 도중 사퇴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고 아직까지 최종 투표 날짜조차 확정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과 천안 축구센터 건립 등, 한국 축구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과제들을 안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축구 원로들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우려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입장을 표명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회장 선거는 정몽규 후보, 신문선 후보, 허정무 후보가 경선을 벌이고 있다.
한국축구 원로인 모임은 75세 이상 축구인들로 구성된 단체다. 김기복 전 실업축구연맹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발표한 뒤 “전체 35명 회원이 전원 참석했다. 이번 선거가 잘 진행되고 한국 축구가 안정을 찾기를 바라는 원로들의 의지”라며 “90세가 넘은 일부 회원도 한국 축구를 위해 마지막 부탁을 하기 위해 동참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대한 축구 원로들의 입장문이다.
대한축구협회는 한국 축구의 총본산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선거가 신속하고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발휘하여 만전을 기할 것을 촉구합니다.
이번 사태는 입후보자 간의 과열 경쟁과 상호 불신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합니다. 입후보자들은 사심을 버리고 오직 한국 축구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자세로 선거에 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한국 축구는 여러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민들의 축구 사랑과 축구인들의 노력으로 발전을 거듭해왔습니다. 축구 원로들은 오늘의 위기가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축구 원로들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습니다. 오직 한국 축구 발전의 새 초석이 될 최적의 인물이 선출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축구 원로들은 앞으로 진행될 회장 선거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치러지는지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며, 감사의 역할을 충실히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