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얀니크 신네르(왼쪽)와 노바크 조코비치. 게티이미지코리아
얀니크 신네르(1위·이탈리아)와 노바크 조코비치(7위·세르비아). 호주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최고 ‘빅매치’다. 많은 팬들이 둘의 결승 맞대결 성사 가능성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오랜기간 로저 페더러(스위스·은퇴), 라파엘 나달(스페인·은퇴), 조코비치의 3명이 지배해오던 남자 테니스 ‘빅3’ 구도는, 페더러와 나달이 은퇴하고 2000년대생 신흥 강자인 신네르와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가 급성장하면서 조코비치와 함께 새로운 ‘빅3’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신네르가 호주오픈과 US오픈, 알카라스가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제패하며 4대 메이저대회를 양분해 2002년 이후 22년 만에 ‘구(舊) 빅3’가 메이저대회 우승 없는 시즌이 됐다. 대신 조코비치는 2024 파리 올림픽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커리어 골든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호주오픈에서만 10번이나 우승한 조코비치는 이번에 우승을 차지하면 25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메이저대회 단식 최다 우승 단독 1위에 오를 수 있다. 현재는 조코비치와 마거릿 코트(호주·은퇴)가 24회로 기록을 공유하고 있다.

얀니크 신네르. 멜버른 | EPA연합뉴스
반면 신네르는 지난해에 이어 호주오픈 2연패에 도전한다. 페더러와 나달, 조코비치를 제외한 호주오픈 남자 단식 2연패 기록은 2000~2001년 안드레 애거시(미국·은퇴)가 마지막이다. 특히 신네르는 지난해 호주오픈 우승 후인 3월 도핑 양성 반응이 나온 만큼 올해 호주오픈 2연패 달성으로 ‘약물 논란’을 확실히 털어내겠다는 각오다.
모두가 신네르와 조코비치의 결승 대결을 손꼽아 기다리지만, 그렇게 되려면 일단 둘 모두 4강 고비를 넘어서야 한다.
8강에서 알카라스와 접전 끝에 승리하고 4강에 오른 조코비치의 상대는 알렉산더 츠베레프(2위·독일)다. 통산 전적은 조코비치가 8승4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츠베레프도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어 혈투가 예상된다. 특히 알카라스와 경기에서 조코비치가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이 자주 보여 장기전으로 갈 경우 조코비치가 불리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벤 셸턴(20위·미국)을 상대하는 신네르는 랭킹으로 보면 조코비치보다는 다소 수월한 상대를 만났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현역 선수들 가운데 대표적인 강서버인 셸턴은 이번 대회 최고 232㎞의 스피드를 기록했다. 특히 왼손잡이 선수라 신네르가 더욱 까다롭게 느낄 수도 있다. 물론 상대 전적에서는 신네르가 4승1패로 앞서고 있지만, 셸턴의 서브가 초반부터 터진다면 신네르가 고전을 면치 못할 수 있다.

노바크 조코비치. 멜버른 |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