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상백이 지난 22일 호주 멜버른으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인천공항|배재흥 기자
한화는 2025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영입한 엄상백(29)과 심우준(30)이 팀의 약점을 메워주길 바란다.
사이드암 선발 엄상백은 지난해 KT에서 29경기(156.2이닝) 13승10패 평균자책 4.88을 기록했다. 한화가 주목하는 숫자는 ‘156.2이닝’이다. 지난해 한화 선발 투수들은 리그에서 가장 적은 675이닝을 던졌다. 규정이닝을 넘긴 투수는 류현진뿐이다.
안정적으로 이닝을 소화해줄 국내 투수가 부족했던 한화는 4년 78억원을 투자해 엄상백과 FA 계약을 했다. 한화 유니폼을 입은 엄상백은 팀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엄상백은 지난 22일 1차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호주 멜버른으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첫 번째로 중요한 건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것”이라며 “승수는 던지다 보면 따라온다. 일단 많이 던지면 팀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50~160이닝’을 목표로 잡았다.

KT에서 한화로 FA 이적한 엄상백과 심우준. 한화 이글스 제공
2015년 KT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엄상백은 지난 시즌 처음 규정이닝 이상 던졌다. ‘풀타임 선발’로 뛰려면 체력 관리가 필수다. 그는 “시즌이 시작되면 입맛도 없어서 잘 안 먹게 된다. 억지로라도 먹어서 체력을 유지해야 할 것 같다”며 “근력 운동도 많이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대형 계약을 통해 한화로 이적한 만큼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느낀다. 엄상백은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면서도 “매 시즌, 매 경기 걱정을 하다가도 해소하는 과정을 반복해왔다. 지금까지 하던 대로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KT 출신 유격수 심우준은 한화 야수진의 약점인 수비와 주루에 강점이 있다. 4년 50억원이라는 계약 규모를 두고 ‘오버페이’라는 말도 나왔지만, 당장 팀에 필요한 능력을 갖춘 선수다. 지난해 한화의 수비 효율은 리그 꼴찌(0.649)였고, 도루 개수는 69개로 최하위를 겨우 면했다.

심우준이 지난 22일 호주 멜버른으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인천공항|배재흥 기자
심우준은 “FA로 이적했지만 주전 유격수 경쟁에서 우선순위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앞으로 4년간 우선순위를 만들어가겠다”며 “(채)은성이 형, (안)치홍이 형, (노)시환이 등 내야수들과 대화는 많이 나눴으니까 이젠 플레이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열정을 보였다.
35번의 도루에 성공한 2020시즌 도루왕에 올랐던 심우준은 “팀에서도 원하는 부분이다. 올해 도루왕에 도전해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타율 0.266을 기록했던 심우준은 타격에서도 전보다 나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비시즌에 영상을 찍으면서 연구를 많이 했다. 중심 이동 등 은성이 형의 타격 방식을 참고했다”며 “이번 캠프에서 직접 배워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