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이승현.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은 스토브리그 동안 외국인 투수 중 한 명을 KBO리그에서 2시즌을 뛴 아리엘 후라도로 교체했다. 자유계약선수(FA) 외부 영입으로 최원태도 데려왔다.
이로써 2025시즌 삼성 선발진은 대니 레예스-후라도 원투펀치에 ‘토종 에이스’ 원태인과 최원태으로 구성된다. 4선발까지는 이미 자리가 찼다.
남은건 5선발이다. 삼성은 최근 몇 년 동안 이 자리를 채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스프링캠프마다 젊은 투수들이 5선발 자리를 높고 경쟁을 벌였다. 지난 시즌에는 4선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을 모았던 베테랑 좌완 백정현이 부진하면서 선발진에 더 구멍이 생기는 어려움도 겪었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이미 적임자가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5선발을 맡을 선수로 좌완 이승현을 염두해 두고 있다. 박진만 감독은 “이승현이 경험도 쌓았고 어느 정도 자기 볼을 던질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며 “제일 5선발에 근접해있다”고 전했다.
박 감독의 말대로 이승현은 지난 시즌 선발 투수로서의 역량을 보였다.
대구 상원고 출신인 이승현은 KIA 이의리, 롯데 김진욱과 함께 좌완 트로이카로 꼽힌 유망주였다. 기대를 한 몸에 모았고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선발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었지만 팀은 불펜 보강이 더 급했다. 이승현은 데뷔 첫 해인 2021시즌부터 불펜으로 뛰었고 그 해 41경기를 던졌다. 2022년에는 58경기, 2023년에는 48경기를 소화했다. 2023년에는 오승환의 뒤를 이을 마무리 재목으로 꼽히기는 했으나 부담감을 이겨내지는 못했다.
삼성이 2023시즌을 마치고 김재윤, 임창민 등 외부 FA 영입으로 불펜을 보강하면서 이승현이 선발을 맡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경쟁을 했던 이승현은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는 것에서는 실패했으나 4월 중순부터는 1군에서 선발 투수로 마운드를 지켰다. 지난 해 정규시즌 17경기 6승4패 평균자책 4.23을 기록했다. 시즌 막판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경험을 쌓았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불펜으로 3경기 2.1이닝 1실점을 기록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2경기 등판해 4.2이닝 3실점으로 경험을 쌓았다.
시즌을 마치고는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자리한 야구 전문 프로그램 시설인 CSP(Cressey Sports Performance)에 파견돼 시즌 준비를 했다.
이승현은 선배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어주는 후배다. 원태인도 “경각심을 가져야겠다”라고 했고 좌완 선배 백정현도 “어릴 적 나보다 낫다”라고 칭찬했다.
1군에 데뷔한 지 4시즌 밖에 뛰지 않았지만 그 중 3시즌은 불펜 투수로서 경험을 쌓아 연차 답지 않은 여유가 있다. 또한 담대한 투구를 선보여 안정감을 주는 젊은 투수다. 팀에 반드시 필요한 좌완 선발 투수이기도 하다. 이승현이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에 선발로 풀타임을 잘 소화해준다면 삼성 선발은 더욱 탄탄해진다.
다만 전제조건이 있다. 박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 어떻게 준비를 해서 시즌에 들어가느냐가 중요하다. 시즌 개막 전에 몸 상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지켜봐야한다”라고 했다.
8월 예기치 못한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전력에 이탈한 이력이 있는만큼 몸 관리도 필수다. 지난해 던진 17경기 중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한 경기가 단 5경기밖에 되지 않았기에 이닝이터로서의 면모도 갖춰야한다.
이승현은 지난 22일 1차 스프링캠프지인 괌으로 떠났다. 감독의 마음을 굳히려면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의 기량을 증명해야한다.

삼성 이승현. 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