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SSG 2군 감독, KBO에 기록도 안 남는다…박정태, 24일 만에 사퇴 결말

입력 : 2025.01.24 16:28 수정 : 2025.01.24 16:46
선임 24일 만에 자진사퇴한 박정태 전 감독. SSG 랜더스 제공

선임 24일 만에 자진사퇴한 박정태 전 감독. SSG 랜더스 제공

논란의 SSG 선임 사태가 한 달을 버티지 못하고 실패로 끝났다. 박정태 SSG 퓨처스(2군) 감독이 선임 24일 만에 사임했다.

SSG는 24일 “박정태 퓨처스 감독이 자진사퇴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감독이 선임 후 팬분들과 야구 관계자들의 우려 목소리를 들었다. 현장으로 복귀하기 아직 부족하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박 감독과 면담을 했고 팬, 선수단, KBO리그 등 다각적인 부분을 고려해 수용했다”고 덧붙였다.

구단은 박 전 감독이 일주일 전 구단 측에 사임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31일 구단이 선임발표한 이후 신인 선수들을 보기 위해 몇 차례 출근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KBO에 SSG 소속으로 정식 등록되기도 전, 지휘봉을 본격적으로 잡아보지도 못하고 여론의 압박에 밀려 ‘자진사퇴’ 형식으로 물러났다. 임기는 KBO 역사상 손에 꼽힐 최단기이며, 실제로는 KBO에 등록되지 않아 SSG를 거쳐간 지도자로 공식 기록으로 남지도 않는다.

SSG는 지난달 31일 박정태 전 코치를 2군 감독으로 영입했다. 선임 당시부터 논란이 무성했다. 2012년 롯데 코치를 끝으로 경력이 끊긴 지도자를 팀 육성의 핵심인 2군 감독으로 선임한 데 대해 의문부호가 따라붙었다.

자연스럽게 나흘 전 구단주 보좌역으로 선임된 추신수와의 ‘관계’가 의심을 샀다. 박 전 감독은 추 보좌역의 외삼촌이다. 논란을 예상한 구단은 사전 자료를 준비해 추 보좌역과 박 전 감독 선임에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해명하는 데 열중했다.

인천 강화 SSG 2군 훈련장. SSG 랜더스 제공

인천 강화 SSG 2군 훈련장. SSG 랜더스 제공

당시 SSG는 “추신수 보좌역이 선임 대상자였기 때문에 2군 감독 인선 작업에 관여할 수 없는 상황과 시간이었다”며 “추 보좌역의 삼촌이라는 이유로 조심스러웠으나 오해 소지를 만들기 위해 명확한 선임 기준과 공정한 평가를 거쳐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음주 운전 전력이다. 박 전 감독은 2019년 1월에 음주 운전과 시내버스 기사 운전 방해 및 운전자 폭행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해당 사건 포함 총 3차례 음주 운전 적발된 사실을 인지하고도 SSG가 선임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야인 신분이었던 박 전 감독은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지만, 현재 규정대로라면 3차례 음주운전 적발은 영구제명에 해당된다.

SSG는 당시 사건과 관련해 박 전 감독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여론은 매우 비판적이었다. 특히 KBO가 허구연 총재 체제 이후 음주운전에 대단히 단호한 입장이고, 최근 연달아 젊은 선수들의 음주운전 사고로 분위기가 엄중한 가운데 SSG가 경력단절 상태에서 음주운전 3회 적발된 인물을 굳이 2군 감독으로 선임했고 그가 추신수의 외삼촌이라는 점에서 논란은 전혀 가라앉힐 수 없었다.

오는 31일까지 2025시즌 선수단 등록이 마감되는 가운데 KBO 측도 박 전 감독의 등록을 수용할지 여부를 고민했다.

야구 규약 ‘제152조의 2 [등록 제한]’는 “총재는 리그 관계자가 아닌 신분으로 유해 행위에 연루되거나 야구와 관련한 중대한 범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에 대하여 상벌위원회 심의를 거쳐 리그 관계자로의 등록·활동을 거부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SSG 랜더스 제공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는 SSG의 이번 인선은 대실패로 끝났다. 당장 하루 뒤 비활동기간이 종료되는 가운데 2군 감독부터 새로 뽑아야 한다. 퓨처스팀은 다음 달 10일 일본 가고시마로 이동해 스프링캠프를 소화한다.

구단은 박 전 감독 선임 당시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지도자 위주로 검토해 차기 2군 감독을 빠르게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SSG는 “이번 퓨처스 감독 선임과 관련해 팬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구단은 앞으로 KBO리그와 팬분들의 눈높이에 맞는 감독 선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고개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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