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류현진. 한화 이글스 제공
“결국 류현진”이라는 이야기만 나오지 않으면 올해는 한화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지난해 8위에 그친 한화에서 규정이닝을 넘긴 선발 투수는 1987년생 류현진(38)이 유일하다. 기존 외국인 투수 2명이 시즌 중 부진·부상으로 모두 교체됐다. 김민우와 문동주 등 국내 선발도 부상으로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고졸 신인 황준서와 조동욱이 선발 공백을 급하게 메우는 상황이 벌어질 정도로 선발 마운드가 불안정했다.
류현진도 미국프로야구(MLB)에서 복귀한 첫해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적응에 애를 먹었지만, 28경기 10승8패 평균자책 3.87을 기록하며 에이스 역할을 도맡았다. MLB 진출 전인 12년 전과 마찬가지로 한화에서 믿을 만한 선발 투수는 류현진뿐이었다.

한화 문동주. 한화 이글스 제공
올해 한화는 1~5선발을 갖춘 상태로 스프링캠프에 돌입했다. 사이드암 선발 엄상백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영입했고, 미국과 일본 리그를 두루 경험한 코디 폰세를 새 외국인 투수로 맞았다. 이로써 한화는 류현진-폰세-라이언 와이스-엄상백-문동주로 이어지는 선발진을 구축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지만, 지난해 156.2이닝을 던져 13승(10패)을 올렸던 엄상백이 4선발, 2023시즌 신인왕 문동주가 5선발로 들어가는 선발진 자체는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한화는 폰세와 와이스가 구단의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끊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류현진과 함께 규정이닝 이상 던지는 투수가 최소 1명 이상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지난해보다 마운드 사정이 나아진다. 특히 마무리 주현상이 있는 지난해 한화 불펜진 평균자책은 리그 5위(5.07)로 경쟁력이 있었다. 선발이 마운드에서 더 오래 버티면 불펜도 힘을 받는다.

한화 노시환. 한화 이글스 제공
야수 쪽에선 노시환, 채은성, 안치홍이 중심 타선에서 제 몫을 해줘야 한다. 안치홍이 기대치만큼, 채은성이 기복 없이, 노시환이 홈런왕 시절처럼 활약해주면 한화도 중심 타선에서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다. 새 외국인 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뉴욕 양키스 최고 유망주 시절의 잠재력을 펼쳐주면 타선도 더 단단해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야수들의 안정적인 수비다. 김경문 감독은 “수비 불안은 약팀의 공통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해 수비 효율 꼴찌(0.649)였던 한화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수비력을 끌어올리면, ‘달라진 한화’를 보여주겠다던 사령탑의 약속도 지켜진다. 한화 팬들이 가을에도 ‘행복송’을 부를 수 있는 시나리오는 존재한다.
※2024년 역대 최고의 인기를 누린 KBO리그가 2025년 새 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매년 순위는 10개의 갈래로 나뉘지만 모든 팀들이 바라는 것은 최소한 가을야구, 궁극적으로는 우승이다. 스포츠경향은 지난 시즌 결과와 비시즌 전력 변화 등을 토대로 10개 구단이 올시즌 가장 바라는 모습을 예상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