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추석 ‘명절에 만나면 탈출하고 싶은 캐릭터’를 꼽았던 ‘스포츠경향’이 이번에는 설 명절을 맞아 ‘마주치고 싶지 않은 가족들’을 엄선해 골랐다. 명절은 가족들이 오랜만에 모이는 큰 행사이기도 하지만 해묵은 갈등이 드러나며 상처 입고 상처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드라마 속 이들을 보면 그대의 가족애가 더 샘솟지 않을까.

‘지금 거신 전화는’ 최광일
▲ 마주치기 싫은 아빠: ‘지거전’ 홍희주(채수빈)의 아빠 홍일경(최광일)
집에 입신양명만을 꿈꾸고, 가족의 마음을 돌봐주지 않는 아빠가 있으면 그 자체가 ‘지옥’이 된다. MBC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모든 갈등의 원흉은 아빠 홍일경이다. 탐욕스러운 언론인이자 그 자체가 이익을 위한 화신이다. 정치권력자와의 정략결혼을 통해 딸 홍인아(한재이), 홍희주(채수빈)를 희생양으로 삼았다.

‘옥씨부인전’ 전익령
▲ 마주치기 싫은 엄마: ‘옥씨부인전’ 차미령(연우)의 엄마 송씨부인(전익령)
JTBC 드라마 ‘옥씨부인전’의 메인 빌런에 가까운 ‘나쁜 엄마’였다. 아들 백도광(김선빈)의 앞길을 위해 노비 백이(윤서아)를 처리하고 딸 차미령(연우)도 가스라이팅한다. 엄마의 잔소리와 참견엔 자식이 잘되게 하기 위한 마음이 담겨있다고 하지만, 송씨부인의 수준이 되면 이는 ‘가스라이팅’이 된다. 조선시대니까 ‘화롯불라이팅’ 정도 되려나.

‘친절한 선주씨’ 정영섭
▲ 마주치기 싫은 남편: ‘친절한 선주씨’ 피선주(심이영)의 남편 전남진(정영섭)
MBC 드라마 ‘친절한 선주씨’에서 앞장서 욕을 먹고 있는 ‘못난 남편’이다. 사업이 망해 가세가 기울어지자 아내 피선주(심이영)에게 갖은 뒷바라지를 시키면서도 아내의 고등학교 동창 진상아(최정윤)와 바람을 피운다. 많고 많은 드라마 속 빌런 남편이 이미지를 복제했다.

‘원경’ 차주영
▲ 마주치기 싫은 아내: ‘원경’의 원경(차주영)
tvN 드라마 ‘원경’의 주인공으로 ‘빌런’의 느낌보다는 ‘어려운 아내’의 유형에 가깝다. 다소 유약했던 청년 이방원(이현욱)을 일으켜 군주가 되게 했지만, 부부 사이의 문제에서는 물러섬이 없다. 실제론 많은 남편들이 야망이 크고, 실행력이 좋은 아내에게 부담을 느낀다. 명절에는 원만한 부부관계가 최선이다.
▲ 마주치기 싫은 자녀: ‘지옥에서 온 판사’ 정태규(이규한)
SBS 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에서 12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J’의 정체는 바로 정태규였다. 정태규의 정말 무서운 점은 혼외자식이라도 자신을 낳아준 정재걸(김홍파)을 홧김에 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비뚤어진 가정교육 그리고 혼란한 사회가 비뚤어진 자녀를 만든다.

‘오징어 게임 2’ 이병헌
▲ 마주치기 싫은 남자형제: ‘오징어 게임 2’ 황준호(위하준)의 형 황인호(이병헌)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리즈엔 ‘형제 코드’가 서려있다. 황준호(위하준)이 전 시리즈에 걸쳐 찾고 있는 것이 바로 형 황인호(이병헌)다. 시즌 2에서 나온 ‘프론트맨’ 황인호의 진가는 무시무시했다. 선량한 연기 속에서 출연 캐릭터들을 기만하는 모습의 진수를 보였다. 이런 형제가 하나 있다면 가족의 평화는 물 건너 갔다.
▲ 마주치기 싫은 여자형제: ‘나의 완벽한 비서’ 강지윤(한지민)의 사수 김혜진(박보경)
SBS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에서 잘 나가는 CEO 강지윤(한지민)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언니’다. 원래 강지윤의 사수였으나 물량공세와 고객사 빼돌리기 등으로 업적을 쌓은 경쟁사 대표다. 수시로 나타나 강지윤을 괴롭히고, 그의 비서 유은호(이준혁)도 눈엣가시로 여기기 시작한다. 이런 형제가 있다면 곤란하다. 좋은 말만 하고, 좋은 것만 주기에도 명절은 짧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