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월드컵, 폭염 경보 “킥오프 시간 조정해야한다”

입력 : 2025.01.30 10:00 수정 : 2025.01.30 15:26
2026년 월드컵이 열리는 미국 마이매이 하드록 스타디움. 게티이미지

2026년 월드컵이 열리는 미국 마이매이 하드록 스타디움. 게티이미지

2026년 북미에서 개최될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경기 시간이 폭염 때문에 오후 시간을 피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퀸스 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대회 경기를 치를 16개 경기장 중 14곳에서 ‘습구흑구온도(WBGT·Wet Bulb Globe Temperature)’가 섭씨 28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 이 온도는 ‘잠재적으로 위험한’ 수준으로 간주된다. 이를 보도한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선수들과 관중을 ‘잠재적으로 위험한 수준 폭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오후 시간을 피해야 한다는 게 연구의 핵심”이라고 30일 전했다.

또한 최대 9개 경기장에서는 폭염이 발생할 경우, 경기 시간 절반 이상이 이 온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 연구에 따르면 4개 경기장은 섭씨 32도까지 도달할 수 있다. 퀸스 대학 도날 물란 박사는 “20년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6년 여름이 평균적인 해가 될지 더운 해가 될지에 관계없이 오후 시간이 가장 위험한 온도 피크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선수들과 관중들을 보호하기 위해, 경기 시간 재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실내 냉방 시설이 없는 경기장(마이애미, 몬테레이, 필라델피아, 캔자스시티, 보스턴, 뉴욕)은 가장 더운 오후 시간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습구흑구온도는 인간이 직사광선 아래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열 스트레스를 나타내는 지표다. 공기 온도, 습도, 풍속, 구름량 등 요소를 고려해 계산된다. 국제프로축구선수협회(FIFPRO는 WBGT가 섭씨 28~32도일 경우 전반 30분, 후반 30분에 쿨링 브레이크(냉각 휴식)를 가져야 한다고 권고한다 섭씨 32도를 초과할 경우 훈련 및 경기는 재조정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FIFA도 습구흑구온도가 섭씨 32도를 넘으면 초과할 경우 전·후반 한번씩 쿨링 브레이크를 의무적으로 적용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현재 FIFA는 2026년 월드컵 경기 킥오프 시간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조별리그 마지막 4일 동안은 하루 6경기가 배정되며, 동일 조 경기들은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 외의 조별리그 경기들은 하루 4경기씩, 4개 서로 다른 킥오프 시간으로 벌어진다. FIFA는 지속 가능성, TV 시청률, 물류 및 이동 편의성, 선수 건강 및 안전 등을 고려해 경기 일정을 결정한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여름철 폭염을 피하기 위해 겨울로 대회 일정을 변경한 바 있다. FIFA는 올해 말 최종 조 추첨이 진행된 후 경기 시간을 공식 발표한다.

과거 미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폭염으로 인한 선수 및 심판들의 건강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 2024년 마이애미에서 열린 남미축구국가대항전 ‘코파아메리카’에서 선수와 심판들이 경기 도중 또는 직후 어지럼증과 저혈압, 탈수 등을 호소했고 실제 몇몇 선수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미국프로야구(MLB) 등은 더운 날에는 지붕을 닫거나, 유니폼을 밝은 색깔로 바꾸는 등 선수 및 관중 보호 조치를 시행한다.

2026년 월드컵은 6월 11일 ~ 7월 19일 열린다. 경기 장소는 미국 11곳, 멕시코 3곳, 캐나다 2곳이다. 디애슬레틱은 “FIFA는 대회 일정 발표 시 폭염 문제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연구 결과에 따라 오후 경기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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