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빈 “‘검은 수녀들’ 송혜교는 나의 소나무예요”

입력 : 2025.02.01 10:01
배우 전여빈,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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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한마디 정성스레 단어를 고르는 호흡에서 진중한 마음이 느껴진다. 더불어 상대를 향한 애정도 묻어난다. 조금이라도 상처날까, 애지중지하는 배우 전여빈의 눈빛은 분명 ‘사랑’이었다.

“송혜교 언니는 정말 큰 나무 같은 사람이에요. 들판에 단단하게 뿌리내린 나무요. 영화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로 만나서 참 기뻤는데, 함께 하는 내내 언니가 큰 나무처럼 좋은 바람을 이끌어주고 그늘로 절 지켜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저 혼자 느끼는 감정은 아닐 거고요. 제가 소나무를 참 좋아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혜교 언니는 나의 소나무예요.”

전여빈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난 인터뷰에서 ‘검은 수녀들’로 송혜교와 친해진 기쁜 마음, 작품에 대한 존중, 그리고 배우로서 뚜벅뚜벅 걸어나갈 수 있는 만족감에 대한 이야기를 조리있게 들려줬다.

배우 전여빈,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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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 있는 송혜교 화법, 배우고 싶어요”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전여빈은 정신의학과 전공의 수녀 미카엘라로 분해 유니아(송혜교) 수녀와 호흡한다.

“지금 영화계 상황으로 봐도, 여성 투톱 영화가 명절 대목에 개봉할 수 있다는 게 엄청 귀한 기회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요. 관객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아서 이런 기회들이 더 늘어났으면 하는 기대를 하고 있어요. 특히 이번 작품은 드라마가 강조된 오컬트물이라서, 초보자들도 함께 잘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또 수녀들의 연대하는 마음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고 있기 때문에, 새해 각오를 다잡기에도 좋은 따뜻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배우 전여빈,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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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연기한 송혜교에 대해 물으니 팬을 자처했다. 환하게 웃는 걸 보니 정말로 기뻤던 모양이다.

“학창시절에 언니 작품들은 거의 다 봤을 걸요. 제 인생 드라마 중 하나가 ‘그들이 사는 세상’이기도 하고요. 정말 아끼는 작품이었거든요. 이번에 혜교 언니를 촬영 현장에서 만나게 되니 진짜 여러 생각이 들었어요. 고등학생 때부터 배우란 꿈을 갖고 달려오던 내가 혜교 언니와 한자리에 설 수 있다니, 절 도와주고 성장시킨 많은 사람도 떠오르면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요.”

그는 자칫 낯간지러울 수 있는 말도 진심을 다해 전달하는 놀라운 화법을 지닌 것으로도 유명하다. 송혜교도 그의 ‘예쁘게 말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고 했을 정도다.

“전 오히려 언니의 위트를 배우고 싶은 걸요. 정말 엄청나거든요. 제가 말하는 건 물론 진심이지만 때론 듣는 사람이 부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언니는 아무렇지 않게 말하지만 그 위트로 현장을 재밌게 만들어줘요. 때론 굉장히 섬세하게 답하기도 하고요.”

배우 전여빈,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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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어엿한 흥행 배우? 좋아하는 일을 업 삼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

2015년 ‘간신’에서 단역으로 데뷔한 이후 ‘죄 많은 소녀’(2018)에서 무서운 연기력을 보여주면서 단숨에 충무로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그리곤 ‘멜로가 체질’ ‘빈센조’ ‘글리치’ 등 드라마와 ‘낙원의 밤’ ‘하얼빈’ ‘거미집’ 등 영화를 섭렵하며 이젠 어엿한 흥행 배우로서 이름을 빛내고 있다.

“전 그저 좋아하는 일을 업 삼아서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느끼고 있어요.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고 그 직업으로 쓰임 받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에요? 배우는 아무리 자기가 마음을 먹고 준비가 되었다 한들 찾아주는 이와 작품이 없고 관객이 없으면 그 노력이 어디로 쏟아내야할지 방향을 가질 수도 없거든요. 그래서 지금 주어진 오늘에 너무 감사하고, 커다란 행운이 날 도와주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니 이 행운이 당연한 것이라 여기지 말고 감사해하면서 들뜨지 않고 겸허한 마음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고 마음을 먹고 있고요.”

그럼에도 묵묵히 달려온 ‘과거의 나’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라고 하자 굳게 다문 입술을 뗐다.

“과거의 나도 고맙죠. 하지만 제 주위에 있어줬던 사람들에게 더 고마워요. 묵묵히 지켜봐줬던 사람들, 지금도 옆에 있어주는 가족들, 친구들에게요. 커다란 액션을 해줘서 고맙다기 보다는 그저 지켜봐주는 것만으로도 제가 혼자란 생각이 들지 않으니까요. 손잡아 주는 이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걸어나갈 수 있는 용기가 생겼던 것 같다. 앞으로는 좀 더 괜찮은 사람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깁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고 싶은 마음이 더욱 깊어지고요. 물론 나에게도, 고맙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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