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아림이 3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 골프&컨트리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개막전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최종라운드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올랜도|UPI연합뉴스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가 턱밑까지 따라붙었지만 김아림의 강철 멘털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승부처에서 더 강해졌고, 시즌 3승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장식했다.
김아림(30·메디힐)은 3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 골프&컨트리클럽(파72·6456야드)에서 열린 2025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개막전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20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2개로 5언더파 67타를 치고 합계 20언더파 268타를 기록, 넬리 코르다(미국)를 2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우승상금 30만 달러(약 4억 3000만원).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소속으로 출전한 US여자오픈(12월)에서 예상밖의 우승을 차지하고 이듬해 LPGA투어에 데뷔한 김아림은 지난해 11월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정회원 데뷔후 4년 만에 장타자의 잠재력을 뿜어낸 김아림은 이후 3개월 만에 두 번째 퍼펙트 승리를 더하며 통산 3승을 거둬들였다.
한국선수중 22번째로 LPGA투어에서 3승 이상 거둔 선수 대열에 올라선 김아림은 지난달 계약한 새 후원사 메디힐에 열흘 만에 우승을 선사하는 기쁨도 누렸다.
이 대회가 최근 2년간 우승한 선수 가운데 32명만 출전한 ‘왕중왕전’이고 경쟁자들도 넬리 코르다를 비롯해 리디아 고(뉴질랜드), 고진영, 이민지(호주) 등 세계정상급 선수라는 점에서 김아림의 시즌 첫승이 더욱 빛났다.
대회 첫날 7언더파 65타를 몰아치고 4타차 선두로 출발한 김아림은 2, 3라운드에서 3타차 리드를 지켰고 마침내 막판 고비를 넘기고 희열을 만끽했다.
김아림은 3번홀(파4) 보기로 출발했으나 4번(파3), 5번(파4) 홀과 9, 10번(이상 파5) 홀에서 버디를 잡고 3타차 리드를 지켰다. 하지만 12번홀(파4)에서 3퍼트 보기를 범하는 사이 앞조의 넬리 코르다가 13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 1타차로 바짝 쫓기게 됐다. 이어 15번홀(파5)에서 코르다가 버디를 잡아 잠시 공동선두를 내줬으나 김아림도 같은 홀에서 투 온에 이은 버디로 선두를 찾았고 16번홀(파4)에서 약 5m 버디 퍼트를 잡고 2타차로 벌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코르다가 18번홀(파4)에서 긴 버디 퍼트를 넣고 끝까지 압박했지만 김아림도 약 8m 거리의 버디 퍼트로 응수하고 오른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김아림은 우승인터뷰에서 “코르다가 추격하는 걸 알았지만 나도 내 게임에 집중하며 즐겼다”고 강한 멘털을 과시했다. 이어 “130야드 이내 거리의 샷을 보완하기 위해 페이드샷을 익히고 있고 이제 2주밖에 되지 않았는데 많은 버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LPGA 데뷔후 처음 1월 대회에 출전한 고진영은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잡고 이민지와 공동 4위(14언더파 274타)에 올랐다. 고진영은 “좋은 출발을 했고, 아직 23개 대회가 남아 있으니 계속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가 6위(13언더파 275타), 김효주가 공동 10위(8언더파 280타)로 마쳐 톱10에 올랐다. 유해란은 공동 14위(5언더파 283타), 양희영은 공동 22위(1언더파 287타)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