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서희원과 가수 구준엽. 서희원 SNS캡처
영화보다 더 슬픈 사랑 이야기다. 가수 구준엽이 23년 전 짧게 만났던 첫사랑과 재회해 결혼에 골인했지만, 3년 만에 아내를 하늘로 떠나보냈다.
대만의 유명 배우이자 그룹 클론 출신 가수 구준엽의 아내인 서희원(쉬시위안·徐熙媛·바비 쉬)이 독감에 이은 급성 폐렴으로 사망했다. 향년 48세.
3일 대만중앙통신(CNA)과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은 전날 확산했던 서희원의 사망설을 가족을 통해 확인했다. 서희원의 여동생인 방송인 서희제(쉬시디)는 에이전트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설 연휴에 일본으로 가족 여행을 왔는데, 내 가장 사랑하고 착한 언니 바비 쉬가 인플루엔자(독감)에 걸렸고 폐렴으로 이어져 불행히도 우리 곁을 떠났다”고 밝혔다. 서희제는 “이번 생에서 그의 여동생으로 살며 서로를 돌보고 함께한 것에 감사하다. 나는 영원히 그를 그리워할 것이다. 사랑한다”라고 덧붙였다.
대만 언론은 서희원이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달 26일 큰 딸의 귀향연회 행사에도 건강한 모습을 보였는데, 독감으로 갑작스레 사망한 사실에 안타까움을 전했다.
구준엽은 2022년 첫사랑이었던 서희원과 혼인신고를 하고 법적 부부가 됐다.
고 서희원과 가수 구준엽. 서희원 SNS캡처
구준엽과 고 서희원에겐 기나긴 인연의 끈이 연결 돼 있다. 두 사람은 1998년 약 2년간 교제하다가 헤어졌고, 서희원은 2011년 중국 사업가 왕소비와 결혼해 1남 1녀를 뒀다. 하지만 서희원은 2021년 이혼했고 그 소식을 들은 구준엽이 그에게 다시 연락하면서 22년 만에 재회했다.
결혼 당시 두 사람은 대만 보그 표지를 장식했으며 매체는 이들에게 ‘피할 수 없는 사랑’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두 사람 사이엔 유독 마약, 이혼, 불륜설 등의 루머가 돌기도 했으나 잡지 화보, SNS, 방송 등을 통해 단단한 사랑을 드러내며 많은 응원을 받았다.
구준엽은 지난해 SBS 예능프로그램 ‘돌싱포맨’에 출연해 직접 아내와의 러브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다. 방송에서 그는 “서희원의 이혼 소식을 듣고 용기를 내 전화했다. 안부만 전하려 했는데 전화를 딱 받더라” 라며 “첫 통화 때에는 별로 말이 없어서 안부만 묻고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 나서 또 전화하고 싶어서 안부 문자를 보냈다. 희원이가 그 문자를 보고 전화를 했다” 고 설레는 표정으로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전세계적으로 번진 ‘코로나19’로 인해 만나지 못했다. 구준엽은 “대만에 가는 법을 찾아봤더니 가족은 갈 수 있더라. 희원이한테 ‘우리 만나려면 결혼해야 해’ 농담 반 진담 반 이야기했더니 ‘그럼 우리 결혼하자 오빠’라고 했다”며 프러포즈 비하인드를 전했다.
고 서희원과 가수 구준엽. 서희원 SNS캡처
당시 구준엽이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마치고 서희원을 만나러 가는 모습은 대만 방송으로 실시간 중계 되기도 했다. 구준엽은 “결혼을 몰래 하려고 했는데 우리나라 구청에서 소문이 났나보더라. 우리 매니저가 ‘형 결혼했어요?’라고 물었다. 때가 됐다고 생각해 SNS에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서희원이 2011년 대만판 ‘꽃보다 남자’ 여주인공으로 글로벌 인기를 얻은 만큼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는 대만 현지에서 큰 화제를 모았고, 구준엽과 서희원이 23년 만에 재회하는 영상 또한 많은 화제가 됐다. 두 사람의 재회 당시 서희원은 잠옷 차림이었는데, 구준엽은 “희원이는 저런 사람이다. 속임이 없고 내숭이 없는 소탈한 사람”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구준엽은 “아내가 내게 ‘땡스 투 메리미’라고 말할 때 가장 감동을 받는다. 남자가 좋은 여자를 만나면 배우는 게 많다고 하지 않나. 희원이랑 있다보니 사랑을 많이 배운다”며 아내 사랑에 벅차올라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그리 길지 못했다. 피할 수 없는 사랑으로 이어진 두 사람에게 피할 수 없는 죽음이 닥쳐왔기 때문이다.
고 서희원의 화장절차는 일본에서 치러진다. 대만에서 고인의 장례식을 진행할지는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으로는 남편인 구준엽,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둔 딸(10), 아들(8)이 있다.